마켓인사이트 4월 11일 오전 5시11분

국내 2위 주방가구회사 에넥스 창업주인 박유재 명예회장의 부인 정숙자 씨가 꾸준히 보유 주
식을 내다팔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켓인사이트] 에넥스 창업주 부인이 주식 파는 이유는…증여·상속 대비?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3일 보유하고 있던 에넥스 주식 40만 주를 장내매도해 약 7억원(주당 매도가 1731원)을 현금화했다. 정씨는 이번 거래를 포함해 올 들어서만 101만4967주를 장내에서 팔았다. 정씨에게 남은 주식은 10만 주(지분율 0.17%)뿐이다. 정씨는 한때 에넥스 지분 2.79%를 보유하고 있었다. 오너 일가 중 남편과 아들들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규모였다. 2018년부터 꾸준히 보유 주식을 내다 팔고 있다.

증권가는 정씨가 장내매도를 통해 지분율을 낮추는 이유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때 동전주(주가 1000원 이하 종목) 수준으로 밀렸던 에넥스 주가가 최근 오른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한때 880원까지 떨어졌던 이 회사 주가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66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일각에서는 상속·증여세 문제에 대비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에넥스는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오너 일가 지분율을 줄여야 했던 경험이 있다. 창업주의 차남인 박진호 전 사장이 2016년 별세하면서 그의 유가족은 거액의 상속세를 내기 위해 보유 주식을 내다 팔았다. 별세 당시 박 전 사장 지분율은 2.21%였으나 현재 유가족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0.68%에 불과하다. 80대인 정씨가 향후 증여 및 상속을 염두에 두고 보유 지분을 줄여나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씨는 지난해 7월 손자인 박성은 씨에게 20만 주를 증여하려다가 취소한 적도 있다. 에넥스 측은 “(정씨의) 주식 매각 이유는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에넥스는 창업주의 장남인 박진규 회장이 승계를 마무리한 상태다. 박 회장은 지난 3월 에넥스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우상 기자 ido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