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0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주요 경제현안을 보고받으며 “기재부가 새롭게 도입해 시범 추진 중인 규제입증 책임 전환이 상당한 규제혁파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범 추진 결과를 타부처로 조기에 확산시키라”고 당부했다.

‘규제입증 책임 전환’은 지난 1월 15일 문 대통령과 기업인 대화에서 나온 건의를 토대로 추진됐다. 당시 행사에서 이종태 퍼시스 회장(대한상공회의소 중견기업위원장)은 “기업이 규제를 왜 풀어야 하는지 입증해야 하는 현재 방식보다 공무원이 왜 규제를 유지해야 하는지 입증하게 하고, 입증에 실패하면 자동 폐지되도록 하는 방식으로 바꿔 달라”고 제안했다.

홍 부총리는 당시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라는 반응을 보였고, 청와대도 김의겸 대변인을 통해 다음날 즉각 “행정명령 규제 필요성 입증 책임제를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규제입증 책임 전환은 이후 기재부에서 앞장서 추진해왔다. 법률이나 시행령에 비해 개선이 용이한 행정규칙을 주로 입증 책임 대상으로 삼았다. 기재부는 지난 6일 ‘2019년 주요 업무 추진 계획’에서 기재부가 먼저 국가계약·조달, 외환거래 분야에서 규제 존치 필요성을 입증한 결과를 발표하고 전 부처로 확산을 유도한다는 계획을 담았다.

기재부는 이르면 이달 내에 규제입증 책임 전환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가계약 등은 민간에서 규제 완화 요구가 많은 분야”라며 “민간이 규제 완화 필요성을 입증하는 대신 공무원이 유지 필요성을 입증하게 되니 규제 완화가 보다 활발해지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