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6일 서울 역삼동 디캠프에서 열린 ‘제2 벤처붐 확산전략 보고회’에서 입주기업 대표 및 직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서울 역삼동 디캠프에서 열린 ‘제2 벤처붐 확산전략 보고회’에서 입주기업 대표 및 직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서울 역삼동 디캠프에서 열린 ‘제2 벤처붐 확산전략 보고회’를 찾아 정부 차원의 벤처기업 육성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내 벤처기업이 유니콘기업(자산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회사)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이 없는 것이 아쉽다고 했다. 제2 벤처붐을 일으키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론을 꺼내든 이유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창업·투자·성장·회수(재투자)의 성장 단계별 지원을 강화하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친화적 창업생태계를 조성하는 벤처 활성화 대책을 마련했다. 2022년까지 52조원을 투입, 제2의 벤처붐을 일으킬 계획이다.
민간 벤처투자 활성화…12조원대 펀드 만들어 유니콘 20개 키운다
4년간 12조원 스케일업 펀드 조성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스케일업 전용펀드 조성이다. 창업 3년 내 스타트업 지원 정책은 많은 데 비해 3년 이상 된 성장단계 기업 지원은 적다는 불만을 반영한 것이다. 이들을 키워야 유니콘기업도 나올 수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올해 스케일업 전용펀드는 2조5000억원 규모로 조성된다. 스케일업 전용펀드 조성에는 중기부와 금융위원회가 나선다.

중기부는 모태펀드에서 출자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산업은행, 한국성장금융 등을 통해 출자할 예정이다. 석종훈 중기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은 “유니콘기업이 되기 위한 스케일업에는 400억~5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 있는데 기존 국내 벤처캐피털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라며 “대형 펀드를 중심으로 스케일업 펀드를 조성해 과감한 투자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비상장기업 투자전문회사(BDC) 도입

1980년대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성장의 마중물이 된 ‘비상장기업 투자전문회사(BDC)’를 국내에 도입하기로 한 것도 눈에 띈다. BDC는 주식시장에 상장한 뒤 공모를 통해 자금을 모아서 그 자금으로 비상장기업에 투자하는 회사다. 일반투자자도 BDC를 통하면 성장 가능성이 높은 비상장 스타트업에 투자할 수 있다.

정부는 창업투자조합이 받던 세제 지원을 BDC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창업투자조합은 매입한 주식을 매각할 때 발생하는 양도세에 대해 100% 비과세 혜택을 받고 있다. BDC를 운영하는 벤처캐피털에도 비과세 혜택을 줘 일반인의 투자를 장려하겠다는 취지다.

엔젤투자 특례보증

기업이 엔젤투자를 받으면 이 금액의 2배까지 기술보증기금이 보증해주는 100억원 규모 ‘엔젤투자 특례보증’도 신설한다. 중기부 관계자는 “엔젤투자는 평균 1억원이 안 되고 4000만~5000만원에 그치기 때문에 스타트업이 스케일업 단계에서 후속 투자가 부족해 허덕이는 경우가 많다”며 “투자금의 2배까지 시중은행에서 빌릴 수 있도록 해 스케일업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 같은 지원책을 바탕으로 2022년까지 유니콘기업 20개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유니콘기업은 쿠팡, 크래프톤, 옐로모바일, L&P코스메틱, 비바리퍼블리카, 우아한형제들 등 6개다. 미국은 유니콘기업이 151개이고 중국도 80개로 많다.

정부는 또 5~10년 내 유니콘기업으로 성장이 가능한 혁신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을 발굴해 집중 지원하는 ‘퓨처 유니콘 50’ 프로그램도 올해 하반기 도입한다. 매년 50개 유망 ICT 스타트업을 공모를 통해 발굴하고 자금, 멘토링, 연구개발(R&D), 기술이전 등을 지원해줄 방침이다.

이우상/손성태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