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美 Fed 前 의장 "美 경제 쇼크 요인 안보인다"
재닛 옐런 전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사진)이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위기를 초래할 만한 쇼크 요인은 현재 보이지 않는다”고 10일(현지시간) 말했다. 최근 뉴욕증시에서 미국 경기의 급격한 둔화 우려가 불거졌지만 이 같은 전망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옐런 전 의장은 이날 뉴욕시립대에서 이 대학의 폴 크루그먼 교수와 대담을 하고 이같이 밝혔다. 자산 가격은 높은 편이지만 버블 수준은 아니며 전반적인 레버리지(자산 대비 부채) 수준이 과거처럼 높지 않다고 그는 설명했다.

옐런 전 의장은 다만 과도한 기업 부채에 대해선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기업 부채가 계속 증가해 왔다”며 “이런 부채는 향후 경기 둔화가 시작됐을 때 기업 파산 위험을 높이고 금융회사 건전성 악화를 불러 경기 침체를 장기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 부채는 2007년 4조9000억달러 수준에서 최근 9조1000억달러까지 증가했다.

월스트리트 금융사들도 당장 경기가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내년 미국 경제가 장기 추세선 이상의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실업률이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임금 상승세는 더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중 무역갈등 등으로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지만 시장 악재는 지나갈 것이란 관측이다.

UBS는 지난 40년간 40개국에서 발생한 120번의 침체를 분석한 결과, 현재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침체 징후는 없다고 진단했다. 보통은 경기 침체가 나타나기 전 생산성과 소비지출이 둔화되지만 미국의 지난 10월 소비지출은 전년 대비 2.9% 증가해 지난 4년간의 평균(2.4%)을 웃돌았다. 생산성 증가율도 지난 2분기와 3분기 모두 10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