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매출 14조 리치몬드 그룹, 인종차별 파문 `일파만파`
스위스에 본사를 둔 리치몬트는 1988년 설립된 명품 브랜드 기업이다.

카르티에, 몽블랑 등 20여개 명품 브랜드를 소유한 리치몬트 그룹의 연간 매출액은 96억 파운드(한화 약 14조2천억원)에 달한다.

셰릴 스프라그는 지난 2006년 `리치몬트 영국`에 입사, 회계담당 팀에서 일했다.

오랜 기간 회사에서 일한 그녀는 회계부서 관리직으로 승진을 원했다. 그러자 그녀 주변 동료들이 흑인인 그녀에 대한 인종차별적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리치몬트 그룹은 승진 시 유럽대륙의 백인을 선호하는 만큼 흑인인 스프라그는 백인 동료들에 비해 "덜 선호됐다"는 것이다.

심지어 그녀가 회사 승강기를 타고 있을 때 동료 중 일부는 함께 타기를 거절하기까지 했다.

이에 그녀는 회사를 인종차별 등의 혐의로 고용심판원에 제소했다.

7일(현지시간)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리치몬트 영국 인사팀은 처음에는 그녀의 제소를 막다가 나중에는 이를 억누르려고 시도했다.

심지어 사립탐정을 고용, 병가 중인 스프라그와 가족들을 감시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허리 부상이라는 그녀의 주장이 과장된 것으로 의심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스프라그 외에도 증언에 나선 말레이시아계 중국인 직원은 회사 내에 상시적인 인종차별 분위기가 만연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심판원은 우선 "승진자 후보자 명단과 관련해 직접적인 차별이 있었다"고 결정하면서 스프라그가 사립탐정의 감시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회사측이 인종 학대에 책임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심판원은 추가 심리를 열어 스프라그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이번 결정 후 발표한 성명에서 "심판원이 발견한 내용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으며, 관련 절차 등을 재검토할 것"이라며 "모든 직원을 위해 안전하고 공정한 근무환경을 계속해서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주리기자 yuffie5@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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