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편안한 주행’이란 기존 전략을 넘어 ‘달리는 재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주행 성능 개선으로 독일 수입차의 거센 공세를 막아내기 위해서다. 이뿐 아니라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현대차는 24일 준중형 해치백 i30에 고성능 브랜드 N의 디자인을 적용한 ‘i30 N라인’(사진)을 공식 출시했다.i30 N라인은 디자인에 눈에 띄는 변화를 줬다.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을 바꾸고 전용 앞뒤 범퍼를 장착했다. 블랙 베젤(테두리) 헤드램프, 가로 형태의 LED(발광다이오드) 주간주행등 또한 특징이다.사이드 미러와 창문 주변엔 검은색을 더했다. 여기에 전용 18인치 알로이 휠과 엠블럼이 들어간다. 이 밖에 서스펜션(충격흡수장치)을 손보고 성능을 강화한 미쉐린 PS4 타이어로 갈아끼웠다.이 차는 내수 시장에 처음 나온 현대차의 N라인이다. 고성능 브랜드 N이 업계에서 가지는 의미는 크다. 국산차 중에선 첫 시도이자 한 단계 높아진 현대차의 기술력을 알리는 절호의 기회다.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새 먹거리로 거듭날 가능성도 높다. N이 성공하면 브랜드 가치 제고와 판매량을 늘리는 데 ‘일석이조’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현대차는 최근 막을 내린 ‘2018 부산국제모터쇼’에서 N 사업 영역 확장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벨로스터 N 등 고성능차 출시와 더불어 디자인, 성능 등을 강화한 N라인을 구축한다. 이 밖에 커스터마이징(맞춤형 제작) 부품을 장착하는 N옵션은 전 라인업에 제공한다는 구상이다.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N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또다른 성장 모멘텀(동력)이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단단한 주행감을 선호하는 유럽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운영하고 있는 튜닝 브랜드 ‘튜익스(TUIX)’는 이렇다 할 차별성이 없어 사실상 실패했다”면서 “이와 달리 N은 여러 기술이 접목돼 소비자의 갈증을 해소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현대차가 운전 재미에 집중하는 움직임은 갈수록 더욱 뚜렷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개척 시장인 고성능차로 영역을 넓히고 제네시스와 같은 성장축을 세우기 위해서다.현대차는 다음달 부분 변경(페이스 리프트)된 아반떼 스포츠를 선보인다.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등 동력전달체계)은 이전 모델과 같다. 하지만 엔진 회전수(rpm) 2000~4000에서 더 큰 힘을 뿜어내는 ‘오버부스트’ 기능 등 보강할 예정이다.기아차의 경우 스포츠 세단 스팅어와 K3 GT를 판매 중이다. K3 GT는 1.6 가솔린 터보 엔진을 얹어 최고 출력 204마력, 최대 토크 27.0㎏·m의 힘을 낸다. K3가 높은 연비에 최적화돼 있다면 GT의 경우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쿠페를 연상케 하는 5도어 모델도 라인업에 추가됐다.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에 시달리는 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또 한 번 난관을 맞았다. ‘차량 화재 사고’로 최고경영진이 의회 청문회에 불려 나가게 됐다. 다만 현지 경찰 조사 결과를 보면 결함 가능성은 낮다는 해석도 나온다.1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상원 상무위원회는 현대·기아차의 현지 법인 최고 경영진에게 다음달 14일 의회 출석을 요구했다.이러한 요구를 한 건 현대·기아차 차량 엔진 화재 신고 때문이다. 빌 넬슨 미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2014년형 기아차 쏘울 차량 운전자의 사망사고가 신고 됐다”며 “화재 원인을 파악해야 하고 안전한지 알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 비영리 소비자 단체인 자동차 안전센터(CAS)는 지난 6월12일 이후 103건의 차량 화재 민원이 안전 당국에 제기됐다고 밝혔다.그러나 가장 큰 문제가 된 쏘울 운전자 사망사고는 차량 안전상의 문제가 아니라는 분석이 있다.실제 미 경찰이 조사한 쏘울 운전자의 사망사고 결과에는 헤로인, 펜타닐 등 마약을 치사량 수준까지 복용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또 발견된 운전자는 엎드린 채 신발을 바꿔 신고 가속 페달을 과하게 밟은 것으로 추정된다. 변속기 과열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신발 밑창은 가속 페달에 눌어붙어 있는 상태였다.업계 한 관계자는 “운전자 유가족이 변호사를 선임했으나 1년 넘게 소송이 진행되지 않은 건”이라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청문회 출석을 요구받은 현대·기아차는 절차에 따라 소명한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미 의회가 진행하는 통상적인 절차로 이해한다”며 “순서대로 합당한 이유를 밝히겠다”고 공식 입장을 내놨다.다만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이미지에는 자칫 악영항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지난 3분기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형 싼타페를 투입한 상황에서 주력 차종 판매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차량 화재’란 암초를 만났다.1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상원 상무위원회는 현대·기아차의 현지 법인 최고 경영진에 대해 다음달 14일 의회 출석을 요구했다.의회 출석을 요구한 건 현대·기아차 차량 엔진 화재 신고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로이터통신은 지난주 미국 차량 관련 비영리 소비자 단체인 자동차안전센터(CAS)가 지난 6월12일 이후 103건의 차량 화재 민원이 안전 당국에 제기됐다고 밝혔다고 전했다.이 같은 문제가 불거질 경우 현대·기아차는 미국 판매량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브랜드 이미지가 떨어지면 지난 3분기 투입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형 싼타페의 신차 효과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현대차는 지난달부터 신형 싼타페의 본격적 판촉 마케팅 활동을 벌여왔다. 회사 측은 이달 들어 월평균 약 8000~9000대를 팔 것으로 내다봤었다.이 밖에 북미 지역 에어백 리콜(결함 시정) 비용 등도 실적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