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의 차기 진보 주자로 평가받는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성향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과 폭스뉴스 등 산하 미디어그룹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7일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지난 25년간의 미국역사에서 (머독의 미디어그룹) 뉴스코프를 지워버릴 수 있다면 우리는 전혀 다른 곳에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블라지오 뉴욕시장 "머독 없었으면 트럼프 없었을 것"
그는 나아가 "머독의 미디어제국과 트럼프를 지지하는 보수계 폭스뉴스의 악영향이 없었다면 우리는 더욱 단합된 나라가 됐을 것"이라면서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부정적 성향과 분열도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진보정치활동가들의 연례회합인 '넷루츠 네이션'(Netroots Nation)에 참석한 더블라지오 시장은 그러나 폭스뉴스에 대한 자신의 비판이 언론인들을 공적으로 간주한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관과 비교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주로 기업적 성향의 미디어를 진보적 시각에서 비판하는 것과 언론자유를 믿지 않고 민주주의 가치를 저해하는 트럼프의 언론 비난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것임을 강조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만약 민주주의가 지속해서 퇴보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면 우리는 우리가 동의하지 않는 다수의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나서야 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그들이 우리에게 행한 것에 대해 '프리패스'를 부여하고 싶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평소 자신을 이념적인 면에서 사회민주주의자이자 혁신주의자로, 그리고 한편으로 해방신학 주의자로 내세워왔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지난 2013년 뉴욕시장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승리하면서 미 정계의 새로운 진보정치인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뉴욕 시정에 전념하는 사이 버니 샌더스 같은 또 다른 진보정치인의 등장에 상대적으로 가려져 왔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따라서 이번 뉴올리언스 회합을 계기로 다시금 전국적 정치 무대를 겨냥한 이미지 부각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yj378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