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은 금융 시장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닙니다. 앞으로는 블록체인 기술이 부동산 거래와 스마트시티 조성 등 여러 측면에서 부동산 시장의 지평을 확 넓힐 겁니다.”

"부동산에 블록체인 기술 접목… 거래비용 획기적으로 낮출 것"
로저 버 비트코인닷컴 대표(사진)는 지난 2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버 대표는 비트코인 초기 투자자로 암호화폐 생태계 조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암호화폐의 일종인 리플, 암호화폐거래소 크라켄 등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에도 투자해 유망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은 부동산 시장에서 각종 거래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기 때문에 향후 활용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쓰면 별다른 추가 조치 없이도 거래 보안성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블록체인은 일정 시간 발생한 거래 내역을 모아 블록 단위로 검증·기록한다. 새 기록은 기존 블록에 연결해 나가는 식이어서 데이터를 변조하기 어렵다. 버 대표는 “미국에선 부동산 거래 시 향후 분쟁을 피하기 위해 값비싼 소유권 보험을 필수로 들어야 한다”며 “블록체인 거래 방식을 도입한다면 소유권 기록이 왜곡될 염려가 크게 줄어 보험을 들 필요가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암호화폐는 부동산의 투자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가 된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버 대표는 “미국과 유럽에선 암호화폐를 담보로 하는 부동산 모기지 금융상품이 이미 나와 있다”며 “부동산 거래에서 암호화폐가 현금이나 에스크로 서비스를 대체하는 식으로 거래 비용을 확 낮출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마트시티 개발에도 블록체인 기술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록체인 기술은 사물인터넷(IoT)과 융합해 우리 일상으로 진입할 수 있습니다. 미국과 스위스에선 이미 전기요금과 재산세를 암호화폐로 결제하는 사례가 나왔어요. 블록체인 기술이 발전하면서 수많은 거래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으므로 앞으로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봅니다.”

버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 활용의 걸림돌은 기술 한계가 아니라 규제라고 했다. 그는 “대부분 국가에서 기존 부동산 시장은 기술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가 널리 활용되기 위해선 구식 규제를 고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