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님도 대치동 전세 살아요?'…세종시, 13년 만에 '초비상'
'연어 도시'된 세종시
'대전사는 세종시민' 급증에 첫 인구 유출
2012년 출범 이후 첫 47명 순유출
20~30대 세종시 이주해 가정 꾸린 40대
자녀 입시연령 되면 대전·'대치동 전세'로 빠져나가
전국 전출 이유 1위가 '주택'인데 세종은 '교육'
충남대전특별시 출범에 2040년 인구 78만명 목표도 위태
'대전사는 세종시민' 급증에 첫 인구 유출
2012년 출범 이후 첫 47명 순유출
20~30대 세종시 이주해 가정 꾸린 40대
자녀 입시연령 되면 대전·'대치동 전세'로 빠져나가
전국 전출 이유 1위가 '주택'인데 세종은 '교육'
충남대전특별시 출범에 2040년 인구 78만명 목표도 위태
세종 떠나는 이유 1위 ‘교육’
세종시에는 2015년만 해도 5만3044명, 2016~2017년에도 3만 명대 인구가 순유입됐다. 2018년(2만3724명)과 2019년(1만3025명) 차례로 3만 명, 2만 명 선이 무너지더니 2023년 순유입자가 1690명으로 곤두박질쳤고, 지난해 결국 순유출로 전환했다.
원인은 ‘대전 사는 세종 시민’의 급증이다. 지난해 세종을 빠져나간 사람 가운데 가장 많은 2만2000여명이 대전으로 이주했다. 서울로 빠져나간 인구도 1만5000여명에서 경기도와 함께 세 번째로 많았다. 서울로 이주한 세종 시민 상당수가 자녀 교육 때문에 세종의 집을 세 놓고, 강남 지역에 세를 들어간 것으로 추산된다. 중앙부처 고위 공무원은 “‘대치동 전세 사는 사람’을 ‘대전 산다’라고 한다”며 “중앙부처 과장급 3분의 1가량은 서울에 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거주지를 옮긴 사람은 612만명이었다. 거주지를 옮긴 이유는 주택(33.7%)과 가족(25.9%), 직업(21.4%) 순이었다. 집값을 감당하지 못하거나 가족의 전근, 또는 본인의 취업을 이유로 이사했다는 뜻이다.
10년이 지난 2025년, 입시를 준비하는 중·고교생과 대학생이 된 15~24세 인구 1002명이 순유출됐다. 이들의 보호자 나이대인 40대와 50대 초반도 696명 순 감소했다. 세종시의 15~24세 연령층은 2023년부터 순 유출로 전환했다.
2022년까지는 60대 이상 고령자가 세종으로 순유입됐지만, 최근에는 고령층도 세종을 빠져나가고 있다. 자녀 교육을 위해 서울이나 대전으로 빠져나갔다가 교육을 마치면 집이 있는 세종으로 회귀하던 흐름이 끊긴 탓으로 분석된다. 80대 이상 인구도 지난해 2025년 처음 순 유출로 돌아섰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지난해 해양수산부가 부산으로 이전한 영향도 나타났다”고 말했다.
대전·광주특별시 출범에 떠는 세종
오는 6월 지방선거부터 충남대전특별시가 출범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통합 특별시에 파격적인 지원을 약속한 데다 대전특별시도 영재고 국제고 특수목적고 설립 권한을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전국 최고의 육아 환경에 이끌려 세종을 향했던 충청권 주민들이 발길을 돌릴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전남광주특별시에서는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중앙회, 문화체육관광부 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계속되고 있어 세종시는 인구 감소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서자 세종시 상권도 빠르게 망가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2025년 세종시 집합상가 투자수익률은 -0.89%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집합상가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2013년 통계 집계 이후 모든 광역 지방자치단체를 통틀어 처음이다. 지난해 전국 평균 수익률은 4.28%였다. 투자수익률은 임대료 수입과 상가 부동산 가치 상승률의 합이다.
2025년 세종시 집합상가 임대료(㎡당)는 1만8200원으로 1년 전보다 4.24% 감소했다. 전국 평균(-0.55%)보다 8배 가까이 감소 폭이 컸다. 2014년 1분기만 해도 세종시의 임대료는 4만700원으로 서울(4만9600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지만, 지금은 특별시와 광역시 가운데 가장 낮다. 상권의 고사가 수년째 진행되는데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과 세종시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영효/남정민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