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내퍼 주한 미국 대사대리는 28일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일시 중단과 관련해 “우리가 원하는 진전을 이루지 못한다고 판단되면 다시 훈련을 재개할 수 있다”며 “한·미 훈련 중단은 번복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내퍼 대사 대리는 이날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주포럼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외교’를 주제로 한 세션에 발표자로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내퍼 대사 대리는 “6·12 싱가포르 회담에서 미북 정상 양쪽 모두에서 주한 미군 철수, 한·미 연합훈련 문제가 대두되지 않았다”며 “한·미 연합훈련 중단은 일반적으로 봤을 때 (북한에 대한) 선의의 제스쳐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우리는 북한에 기회 줄 용의가 있다”며 “북한에 기회 주고 어떤 방향으로 나가는지 보고싶다”고 덧붙였다. 주한미군 철수 문제에 대해선 “미국과 한국이 다뤄야할 사안”이라며 “절대 북한이 이래라 저래라 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내퍼 대사 대리는 북한 비핵화 없이는 제재 완화도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남북 및 미·북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완전한 비핵화가 반드시 선결돼야 한다”며 “북한이 비핵화를 하면 북한 주민들은 밝은 미래를 누릴 수 있다고 믿는다. 경제제재가 해제되면서 수많은 밝은 미래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조치는 가해져야 한다”고 못박았다.

북한이 중국과 세 차례 정상회담을 한데 대해선 “북한과 북한 지도부가 외부 세계와 갖고 있는 접점은 그것이 무엇이든 좋다고 생각한다”며 “중국은 북한 비핵화에 강력한 입장을 가져왔고, 김정은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직접 이야기를 듣는 것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