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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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자의 소득을 낮추거나 담보를 누락하는 등의 수법으로 대출금리를 부당하게 올려받은 은행들이 환급 절차에 착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씨티은행·경남은행은 이날 고객으로부터 부당하게 받은 이자를 환급하는 계획을 발표한다. 3개 은행은 이날 대출금리가 부당 산출된 대출자 수와 금액, 관련 상품 등을 공개하고 이에 따른 환급 절차를 공지할 예정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KB국민, KEB하나, 신한, 우리, 농협, 기업, SC, 씨티, 부산은행 등 9개 은행을 대상으로 대출금리 산정체계의 적정성에 대한 점검을 실시한 결과 KEB하나·씨티·경남은행 등 일부 은행에서 대출금리를 조작해 부당하게 이자를 받은 사례를 적발했다.

해당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구성하는 가산금리를 산정할 때 소득을 조작하거나 담보를 누락해 높은 금리를 적용, 부당 이득을 취했다. 또 신용등급 상승으로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한 대출자에게는 우대금리를 줄여 대출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거나, 기업에 전산시스템에서 산출되는 대출금리(9.68%)를 적용하지 않고, 내규상 최고금리(13%)를 부과한 사례도 적발됐다.

대출금리 조작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전날 열린 '가계부채관리점검회의'에서 "은행권 전체 신뢰와 직결되는 사안이므로 해당 은행은 피해 고객 수와 금액을 확정해 신속하게 환급해야 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최 위원장은 "은행별로 내규위반사례 고의성과 반복성을 엄격히 조사해 필요시 임직원에도 그에 상응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금융위는 금감원, 은행연합회 등과 함께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금감원은 모든 은행을 대상으로 최근 5년간 부당하게 대출 금리를 매긴 사례가 있는지 자체조사하도록 할 방침이며, 은행들의 자체조사에 대해서도 적정하게 진행됐는지 점검에 나선다.

이 과정에서 은행들이 부당하게 더 받은 금리가 있는 경우엔 은행이 대출자에게 모두 환급해 주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