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가 전날 상승 랠리를 펼친 미국 주요 은행을 따라 7일 일제히 오름세를 탔다. 미 국채금리 상승과 유럽의 긴축 움직임 등이 기준금리 인상 기대를 높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나금융지주는 1450원(3.25%) 오른 4만6000원에 마감했다. 신한지주(2.84%) 우리은행(2.80%) KB금융(2.0%) 등 다른 은행주도 2% 이상 상승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 유가증권시장 금융업종을 각각 589억원과 62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앞서 전날 마감한 뉴욕증시에서도 뱅크오브아메리카(3.16%)를 비롯해 JP모간(2.34%) 모건스탠리(2.23%) 등 주요 금융주가 동반 상승했다. 유럽연합(EU)이 양적완화를 예상보다 빨리 종료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 국채금리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페트르 프레이트 유럽중앙은행(ECB)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 6일 “다음주 예정된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현재 월 300억유로 수준인 자산 순매입 규모를 단계적으로 줄이는(테이퍼링)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전해지자 같은 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일 대비 0.059%포인트 오른 연 2.975%에 거래되며 3%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금리인상 기대만으로 은행주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미국·유럽과 달리 한국의 경제 여건은 금리인상 등 긴축을 단행하기엔 충분히 무르익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박상현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경기지표가 아직 좋지 않아 한국은행이 쉽사리 금리인상을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다음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