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중국 채권시장에서 기업들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이 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부채 축소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신규 자금 조달 및 채권 차환 발행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많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회사채 디폴트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유동성 공급 확대에 나섰다.

6일 중국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윈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중국 채권시장에서 모두 21건의 디폴트가 발생했다. 이 중 절반가량인 10건이 지난 한 달 사이에 집중되면서 시장에서는 ‘디폴트 쓰나미’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올 1~5월 디폴트 규모는 160억위안(약 2조68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33% 증가했다.

지난달에만 중국 최대 민간 에너지 회사 화신에너지(CEFC)의 자회사인 상하이화신국제를 비롯해 ST중앙, 성윈환경, 선우환경, 카이디생태그룹이 발행한 채권이 디폴트 처리됐다. 최근엔 중국 차이나에너지리저브&케미컬그룹(CERCG) 자회사가 낸 디폴트 피해가 한국 자본시장으로까지 번졌다.

신용평가회사들은 중국의 회사채 디폴트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무디스에 따르면 내년에만 중국 채권시장에서 3조위안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인민은행은 연쇄적인 디폴트를 막기 위해 중기 유동성지원창구(MLF)의 담보 범위를 확대했다. 중소기업이 발행하는 신용등급 AA 이상 금융채와 회사채, 우수 중소기업 대출과 녹색기업 대출 등으로 담보 범위를 늘렸다. 그동안엔 국채와 중앙은행이 발행한 어음, 국가개발은행과 정책성 금융채권, 지방정부 채권, 신용등급 AAA 이상 회사채 등만 담보물로 인정했다.

MLF는 인민은행이 시중은행에 지원하는 대출의 일종이다. 만기는 1년이며 금리는 연 3.30%다. 인민은행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MLF를 통해 시중에 4조170억위안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