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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과 과학의 경계를 넘나들다… 요리스 라만 국제갤러리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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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가구 디자이너 요리스 라만이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 전시 중인 ‘그라디언트 스크린’ 앞에 서 있다.  /연합뉴스
    예술가구 디자이너 요리스 라만이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 전시 중인 ‘그라디언트 스크린’ 앞에 서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 기술 발달로 디자인 제작과 유통 시스템이 많이 변했습니다. 이제 디자이너는 개인의 머리에서 나온 창작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엔지니어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즉각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시대로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다음달 17일까지 개인전을 여는 네덜란드의 예술가구 디자이너 요리스 라만(39). 그는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느낀 영감과 첨단 기술을 디자인에 적용한 하이브리드 작업이 현대 디자인산업의 대세가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라만은 과학적 논리와 디자인적 장식성을 융합해 인체의 뼈 형태 의자나 숲 모형 테이블, 세포 분열 이미지의 탁자 등 혁신적인 가구예술을 선보여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올랐다. 2003년 네덜란드 디자인아카데미 에인트호번을 수석 졸업한 그는 이듬해 디자인 연구소 ‘요리스 라만 랩’을 설립해 디자인에 기술, 과학, 예술의 접목을 시도해 왔다.

    한국에서 2011년 이후 두 번째로 여는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요리스 라만 랩-기울기(Gradients)’. 디자인과 과학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기울기가 있는 곡선 작업 30여 점을 전시한다. 요리스 라만 랩의 창의적인 생산 과정을 보여주는 영상, 스케치, 렌더링 등 작업 전반의 이해를 돕는 자료도 함께 내놨다.

    전시장에서 만난 그는 “과학자가 예술가의 창의성과 자유 의지를 활용하고, 예술가가 엔지니어의 규율과 기술을 적극 활용한다면 훌륭한 성과를 이뤄낼 수 있다”고 했다.

    그의 작품은 단순한 듯하지만 강렬하고 섬세하다. 알루미늄과 강철, 고무 등을 통해 무게감과 안정성을 얻고 전통성도 아우른다. 금속 재료들도 탄력있는 느낌을 발산한다. 자신이 개발한 대규모 금속 프린팅 기술 도구인 ‘MX3D 프린터’를 활용한다. MX3D 프린터는 강철 소재는 물론 스테인리스스틸이나 알루미늄 등 다양한 금속 소재를 출력할 수 있다. 그의 작업이 ‘디지털 공예’로 불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1층 전시장 중앙에 놓인 작품은 ‘드래곤 벤치’. 마치 그물을 허공에 던졌을 때 모습과 비슷한데 용이 꿈틀거리는 것 같다. 그는 “디지털 시대에는 기계를 중시한 산업 시대보다 더욱 자유롭게 디자인을 탐구할 수 있다”며 “형태도 기하학적이기보다는 더 유연하고 유선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작품 ‘마이크로스트럭처(Microstructures)’는 컴퓨터 프로그램 알고리즘 기술을 바탕으로 세포처럼 모형을 제작했고, 영국 수학자 앨런 튜링의 ‘튜링 패턴’에서 착안해 청동과 스테인리스스틸 소재를 쓴 ‘튜링 테이블’은 상판에 표범이나 재규어 무늬 같은 도형이 새겨져 있다. 수공예와 기술이 공생할 수 있다는 작가의 철학을 반영한 ‘메이커 체어(Maker Chair)’는 단단한 호두나무로 각각 다른 모양의 퍼즐 조각을 끼워 의자 형태로 구성한 작품이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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