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지분 9.09%를 보유한 최대주주 국민연금이 백복인 KT&G 사장 연임 안건에 대해 ‘중립’을 선언했다. 당초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됐던 국민연금이 중립으로 방침을 정하면서 백 사장 연임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53.17%의 지분을 가진 외국인 주주들의 표에 연임 여부가 좌우될 전망이다.

국민연금 주식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는 “16일로 예정된 KT&G 정기 주주총회에 상정된 백 사장 연임 안건에 대해 심의한 결과 분식회계 의혹에 따른 기업가치 훼손 등의 우려가 있었지만 객관적 사실(판결, 검찰기소 등)로 확정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중립으로 결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중립 투표는 다른 주주들의 찬성, 반대 비율을 그대로 적용하는 투표 방식이다. 국민연금은 당초 투자를 총괄하는 기금운용본부가 자체적으로 투자위원회를 열어 의결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기금운용본부가 찬성이나 반대를 결정하기 곤란하다고 판단해 의결권 전문위에 결정을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KT&G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백 사장을 3년 임기의 차기 사장 후보로 확정했다. 이에 대해 2대 주주(6.93%)인 기업은행이 사장 공모 당시 지원 자격을 전·현직 전무이사, 계열사 사장 출신 등 내부 인사로 한정한 점과 원서 접수부터 면접까지 후보 결정 과정을 4일 만에 끝낸 점 등 선출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KT&G에 반대 의사를 전달했다. 하지만 반대 의사가 수용되지 않자 사외이사를 2명 늘리고 이 자리에 오철호 숭실대 교수와 황덕희 변호사를 선임하라고 주주 제안을 했다.

국민연금은 사외이사 비중이 75%로 충분하다는 점에서 사외이사 증원에는 반대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공은 외국인 주주들에게 넘어갔다. KT&G의 외국인 지분율은 53.17%에 달한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중 ISS는 찬성 의견을, 글래스 루이스는 반대 의견을 밝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창재/하수정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