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업체를 통한 국제결혼이 3년 사이에 3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결혼이 활성화한 지 10년이 지나면서 중개업체의 주 고객인 ‘농촌 노총각’이 줄어들어 업체의 채산성은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수요가 줄고 있지만 이용자층은 농촌 남성에서 도시 남성으로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결혼 중개업체도 27%나 감소

중개업체 통한 국제결혼 3년새 33% 줄어
여성가족부는 전북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한 ‘2017년 국제결혼 중개업 실태조사 연구’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지난해 8월1일부터 10월13일까지 결혼 중개업체 220개, 내국인 이용자(한국 남성) 1010명과 결혼이민자(외국인 여성) 51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2만7655건이던 한국 남성과 외국인 여성의 결혼은 2016년 1만4255건으로 크게 줄었다. 중개업체 실적에도 변화가 있었다. 지난해 국내 중개업체의 맞선 주선은 평균 5.2건으로 3년 전(평균 10.8건)보다 50% 가까이 줄었다. 결혼까지 ‘골인’하는 성혼 건수도 업체당 평균 3건(7.3건→4.9건) 정도 감소했다.

업계는 주 고객인 농촌지역 비혼 남성 인구에 주목하고 있다. 중개업체를 통한 국제결혼은 2000년 초부터 활성화됐는데 그동안 농촌지역의 국제결혼 수요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여기에 새로운 인구 유입 없이 지역 인구 자체가 급감하면서 국제결혼시장 축소를 가속화했다는 분석이다.

연구를 주도한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제결혼 수요가 줄어들긴 했지만 요즘은 중개업체의 주요 고객이 농촌 남성에서 도시지역 남성으로 옮겨가는 추세도 관측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에 등록된 국제결혼 중개업체는 366개로 3년 전(449개)보다 26.7% 감소했다. 또 연 2만7000여 건에 이르던 한국 남성과 외국인 여성의 결혼이 10여 년 만에 반토막 났다.

◆베트남 여성이 73%, 캄보디아 중국 순

중개업체에 의한 피해는 줄고 있다. 중개업체를 이용한 한국 남성과 외국인 여성의 피해 경험률은 2014년 13.6%에서 지난해 7.5%로 6.1%포인트 감소했다. 한국 남성의 피해 경험률은 18.4%에서 11.0%로 줄었고, 외국인 여성의 피해 경험률은 8.7%에서 4.0%로 감소했다. 다만 추가비용 요구와 배우자 정보 미확인, 과장광고 등의 사례는 여전했다고 여가부는 설명했다.

항공료, 숙식비, 결혼식·신혼여행 비용 등을 포함한 중개료 평균 액수는 우즈베키스탄이 1831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필리핀 1527만원, 캄보디아 1442만원, 베트남 1424만원, 중국 1078만원 순이었다.

맞선부터 결혼식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4.4일이었다. 맞선 이후 1일차에 결혼하는 부부는 29.2%였고 2일차는 20.9%에 달했다. 맞선 당일 결혼하는 비율은 2.5%였다. 맞선 이후 현지 체류 기간이 늘어나면 중개업체에 추가 비용을 내야 하기 때문에 결혼을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조사 대상의 평균 연령은 이용자 43.6세, 이민자 25.2세로 18.4세 차이가 났다. 한국 남성의 학력은 고졸 54.8%, 대학 이상 39.1%, 중학교 이하 6.1%였고 외국인 여성은 고졸 52.4%, 중학교 이하 29.8%, 대학 이상 17.8%였다. 외국인 여성은 베트남이 73.3%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캄보디아(8.8%) 중국(7.6%) 필리핀(3.7%) 순이었다. 한국 남성이 결혼에까지 이르는 비율은 96.3%였고 90.2%가 현재 결혼생활을 지속하고 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