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이주 시기 조정으로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나란히 들어선 미성·크로바와 진주아파트의 희비가 엇갈렸다. 신천동 ‘진주아파트’는 재건축조합이 예상한 4월에서 10월로 이주 시점이 밀리면서 금융비용 증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또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진주 조합원 박모씨는 “관리처분인가 시기가 늦어져 초과이익환수제에 걸릴까봐 걱정”이라며 “환수금액이 얼마일지도 몰라 불안해하는 주민이 많다”고 말했다.

전월세 세입자를 구하기도 어려워졌다. 이 단지 전용면적 59㎡의 지난달 전세가는 주변 아파트의 절반 수준인 3억원이다. 인근 일반 아파트 전용 59㎡ 전세가는 6억8000만~7억원에 달한다. 인근 L공인 관계자는 “올해 이주 완료를 예상하고 있던 단지여서 전세가가 이미 많이 빠졌다”며 “이주 시점이 불확실해지면서 빈집이 더 늘어나게 생겼다”고 말했다.

신천동 ‘미성·크로바’ 아파트는 한숨 돌린 분위기다. 이번 결정이 당초 올해 말까지 이주를 완료하는 것이 목표였던 조합의 내부 계획안과 큰 차이가 없어서다. 미성·크로바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이주 가구가 1350가구나 된다”며 “준비에 필요한 기간도 있어 이주 계획을 여유 있게 짰다”고 말했다. 이주 시기에 주변 전세시장이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조합원들이 안도하는 이유다. 연말부터 인근 가락동에서 약 9500가구 규모 대단지인 ‘송파헬리오시티’가 입주할 예정이다.

다음달 심의 차례가 돌아오는 재건축 단지들은 긴장하고 있다. 서초구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조합 관계자는 “조합원에게 이주 예정 시기를 이미 통보해놓았다”며 “혹시라도 이주 기간이 여러 달 미뤄진다면 금융비용과 공사비가 높아져 조합원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김형규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