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한파에 칼바람 '체감온도 뚝'…목도리·모자·방한화로 중무장
폭설과 강풍에 도로·바닷길 통제…차량 배터리 방전도 잇따라
"롱 패딩도 소용없네요"… 칼바람 속 출근길 시민들 '덜덜'
12일 오전 전국 곳곳에 동장군이 맹위를 떨쳤다.

뚝 떨어진 수은주에 매서운 바람까지 덮치며 출근길 체감온도를 끌어내렸다.

밤새 눈이 내리면서 쌓인 곳은 빙판으로 변했고, 차량 배터리 방전 신고도 잇따랐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전 8시 현재 충북 제천, 강원 산지와 양구평지·평창평지·홍천평지·인제평지·횡성·춘천·화천·철원, 경기 파주·의정부·양주·포천·연천·동두천 등지에 한파특보가 내려졌다.

서울, 인천 강화, 경북 청송·의성·영주·안동·예천·군위, 제천과 영동을 제외한 충북 전역, 강원 정선평지·원주·영월·태백, 경기 여주·가평·양평·광주·안성·이천·용인·하남·남양주·구리·고양·김포·과천에는 한파주의보가 발효됐다.

목도리와 모자 등으로 중무장한 회사원들은 잔뜩 움츠린 채 종종걸음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세종시 한 공무원은 "롱 패딩을 챙겨 입었는데도 소용없다"며 "손이 너무 시려 급한 전화가 아니면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원 춘천 번개시장, 충북 청주 육거리시장, 경기 수원 지동시장 상인들은 바쁘게 손을 놀리다가도 중간중간 난롯불을 쬐며 추위를 떨쳤다.
"롱 패딩도 소용없네요"… 칼바람 속 출근길 시민들 '덜덜'
춘천 소양2교 북단 도로 공사 현장은 아스팔트 포장 열기가 한파를 만나 생긴 증기가 안개를 방불케 했다.

도로 곳곳의 하수구나 맨홀 뚜껑에서는 열이 올라와 하얀 입김을 길게 내뿜었다.

철원을 찾은 두루미와 쇠기러기 등 겨울 철새도 한탄강 줄기에 마련한 잠자리에서 잔뜩 웅크린 채 추위를 견뎠다.

인천에서는 승용차를 이용하는 시민이 늘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제1·2경인고속도로, 공단 진입 도로 등에서 평소보다 심한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수원역 앞 버스정류장에 줄을 선 시민들은 한파에 맞서 몸을 웅크린 채 발만 동동 굴렀다.

일부는 구두 위에 방한 부츠까지 덧신었지만, 살을 에는 추위를 견디기엔 역부족인 듯 연방 벌벌 떨었다.
"롱 패딩도 소용없네요"… 칼바람 속 출근길 시민들 '덜덜'
버스 도착 시각을 확인한 뒤 바람을 피해 인근 건물로 몸을 피하는 직장인들도 눈에 띄었다.

안산으로 출근하는 송모(33)씨는 "옷도 두둑이 입고 핫팩도 준비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더 춥다"며 "버스를 기다린 지 5분 만에 집 생각이 간절해졌다"고 말했다.

대구 신천, 부산 남구 이기대 공원 바닷가 산책로, 세종호수공원 등에는 평소 아침 운동을 하던 시민이 자취를 감췄다.

추위를 미처 피하지 못한 채 쓰러진 이도 있었다.

이날 0시 53분께 대전 유성구 한 비닐하우스에서 A(78)씨가 저체온증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다.
"롱 패딩도 소용없네요"… 칼바람 속 출근길 시민들 '덜덜'
서울 3곳과 경기 1곳에서는 수도계량기가 얼어 터졌다.

곧바로 복구는 됐다.

강한 바람에 포항∼울릉과 목포∼홍도 등 10개 바닷길도 막혔다.

차량 배터리 방전도 잇따랐다.

청주시 흥덕구 한 차량 정비소에는 출근 시간인 오전 7시 30분까지 20여 건의 긴급출동 서비스 요청이 접수됐다.

전날부터 최고 6㎝ 넘는 눈이 내린 전북 지역은 도로가 얼어붙기까지 했다.

제주도 1100도로와 전남 구례 861 지방도 천은사∼노고단 성삼제 구간은 차량 통행도 통제됐다.
"롱 패딩도 소용없네요"… 칼바람 속 출근길 시민들 '덜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도로 결빙에 따른 출근길 교통 혼란을 최소화하려고 고속도로·국도·지방도 등 440개 노선에서 제설작업을 했다.

기상청은 오는 13일 오전까지 서해안 5∼10㎝, 내륙 2∼7㎝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고성식, 양지웅, 신민재, 김용태, 한무선, 권숙희, 권준우, 오수희, 정경재, 이승민, 장아름, 이재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