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슈퍼 호황' 반사이익… LS니꼬동·고려아연 '웃음꽃'
반도체업계 호황이 제련업계에 뜻밖의 ‘선물’을 안겼다. 반도체 소재의 세척용으로 쓰이는 고순도 황산의 수요가 늘면서 이를 생산하는 LS니꼬동제련 고려아연 등도 덩달아 수혜를 보고 있다.

6일 제련업계에 따르면 LS니꼬동제련은 울산 온산공장 내 고순도 황산 생산 규모를 기존 4만5000t에서 6만t으로 33%가량 증설해 오는 10월부터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반도체용 실리콘 웨이퍼를 세척하는 데 사용하는 고순도 황산 수요가 급증하자 지난해 증설을 결정했고, 예상대로 주문이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통 반도체 웨이퍼 가공 시 실리콘 표면에 부착된 먼지나 금속오염물질 등은 강한 바람으로 떼어낼 수 없고 액체 형태의 고순도 황산에 담가 녹여 없애야 한다. LS니꼬동제련은 구리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아황산가스를 포집해 고순도 황산을 추출하는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LS니꼬동제련과 함께 국내 고순도 황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고려아연도 작년부터 관련 시설 증설에 들어갔다. 주로 삼성전자에 고순도 황산을 납품해오던 고려아연은 작년 6월 온산제련소에서 황산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조업이 중단돼 공정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늘어나는 반도체 업체 수요에 힘입어 관련 매출을 회복하고 있다. 고순도 황산을 필요로 하는 실리콘 웨이퍼 출하량은 지난 2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2분기 실리콘 웨이퍼 출하량(면적기준)은 역대 최대 수치인 총 29억7800만 제곱인치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까지 사상 최대이던 지난 1분기 기록(28억 5800만 제곱인치)보다 4.2% 상승한 것이다. 원형 디스크 모양의 실리콘 웨이퍼는 반도체의 근간이 되는 소재로 컴퓨터, 통신제품, 가전을 포함한 거의 모든 전자 기기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