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종 "당권 도전" 공개표명…홍준표·정우택·나경원·안상수 거론

9년여 만에 집권당 자리를 내어주고 제1야당이 된 자유한국당 안팎에서 벌써 차기 당권후보 하마평이 한창이다.

이르면 다음 달, 늦어도 7월에는 새로운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유력 후보들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11일 정치권에서는 대선후보로 나섰던 홍준표 전 경상남도지사와 정우택 당 대표 권한대행과 나경원·안상수·홍문종 의원 등이 계속 회자했다.

현재 거취가 가장 주목받는 인사는 홍 전 지사다.

'패장'이기는 하나 25%에 가까운 득표율을 올리면서 사실상 붕괴하는 듯했던 당의 지지기반을 상당 부분 복원했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홍 전 지사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은 세월이 창창하고 자유대한민국을 위해 할 일이 남았다", "이번 대선을 끝이 아닌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내용의 글을 계속 올리면서 당 전면에서 모종의 역할을 할 의사가 있음을 강하게 드러냈다.

현재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이끄는 정 권한대행의 움직임도 관심이다.

그는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당권 운운하는 것을 정식으로 검토해보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홍 전 지사가) 당권에 도전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대선에서 막 떨어졌는데 또 당권에 도전한다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홍 전 지사를 당권 경쟁에서 적극적으로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 가운데 수도권 출신의 4선 홍 의원은 일찌감치 당권 경쟁에 나설 의사를 밝혔다.

홍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연히 당권에 도전할 것"이라면서 "자유한국당을 새롭게 시작하자는 방향의 구호를 내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최고위원을 지낸 4선의 나 의원, 한국당 대선 경선에 도전했던 안 의원,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지낸 정진석 의원 등 다른 중진의원들의 이름도 오르내리는 중이다.

나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의 앞날을 위해서는 미래와 변화를 상징할 수 있는 인물이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고 밝혔다.

당권 도전 계획에는 "당을 위해서 무엇이 도움될지 여러 가지 생각을 하는 중"이라면서 말을 아꼈다.

누가 나서느냐에 따라 전당대회 경쟁 구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당이 한때 공중분해 위기에까지 몰렸던 만큼 어떤 식으로든 '쇄신'과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거치면서 바짝 엎드렸던 최대 계파인 친박(친박근혜)계가 어떤 식으로든지 움직이면서 계파 대리전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홍 전 지사가 대선 막판 '당무 우선권'을 내세워 지시한 바른정당 탈당파의 복당 문제와 친박(친박근혜)계 징계 해제도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air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