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오름, 주목해야 할 그 이름 ⑦] 패션 피플이 알아본 가방 '바스켓'…세상 어디에도 없는 '자수'
한류는 더 이상 영화, 드라마, 음악에 국한한 현상이 아니다. 스타가 입은 옷, 착용한 액세서리가 주목받으면서 K패션도 한류의 한 줄기를 형성한다. K패션 중심에 선 것은 동대문 쇼룸(상품 전시실)인 '차오름'. 서울산업진흥원(SBA) 주관으로 진행하는 이 프로젝트는 아이디어와 역량이 뛰어난 중소 패션 브랜드와 신진 디자이너를 육성해 해외 진출을 지원한다. 차오름이 눈여겨보는 패션 브랜드와 이를 이끄는 디자이너를 만나보자. 당신이 앞으로 기억해야 할 이름이다. [편집자주]

톱 모델 일상 패션이나 여자 연예인 공항 패션은 늘 대중의 관심을 받는다.

화려하지만 접근하기 힘든 무대 의상이 아닌 누구나 따라할 수 있을 것 같은 친근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무심한 듯 걸치고 든 이들의 옷과 가방은 패션에 관심있는 여성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최근 패션 피플의 사랑을 받고 있는 가방 브랜드가 바로 '바스켓'이다. 톱 모델 고소현과 걸그룹 나인뮤지스 멤버 경리가 각각 일상 패션과 공항 패션을 통해 바스켓 가방을 선보이면서 대중들에게도 알려지기 시작했다.

◆ 바스켓 가방만의 특별함 '자수'

정민재 바스켓 대표(사진)는 흔히 볼 수 없는 바스켓 가방만의 독특함이 패션 피플을 사로잡은 비결이라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가방 브랜드는 시즌별로 제작을 해요. 하지만 바스켓은 일년에 한 번 프로젝트성으로 끌고 갑니다. 하나의 주제로 일관성있게 풀어가되 바스켓만의 특징을 녹여내는 데 주력합니다. 가장 큰 특징이 바로 '자수'죠."

지난 5월 첫 선을 보인 바스켓은 올해 주제를 '시계'로 정했다. 시계는 보통 '부의 상징'이지만 진짜 시계가 아닌 가짜 시계 디자인을 넣어 '페이크 페임'(거짓된 명성)이라는 콘셉트를 잡았다.

가방 앞 부분에 자수로 들어간 시계 포인트는 멀리서 보면 '진짜 시계인가?'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정교하다. 정 대표는 앞으로도 자수를 바스켓만의 브랜드 콘셉트로 가져갈 계획이다.

"국내 가방 브랜드에서 자수를 쓰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그만큼 바스켓만의 디자인으로 차별화하기 좋다고 생각해요. 얼마 전 한 지인이 파리 패션위크 때 바스켓 가방을 들고 간 적 있는데 해외 유명 잡지 에디터가 보고 구매하고 싶다며 연락하기도 했죠."

◆ 독창성과 실용성 동시에 추구

정 대표는 바스켓을 론칭하기 전 국내 대형 의류 회사인 제일모직(현 삼성물산)에서 오랫동안 일했다.

당시 남성복 브랜드 '엠비오'(MVIO)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하면서 자신만의 개성을 불어넣을 수 있는 독자 브랜드를 하고 싶다는 열망을 키웠다.

"원래 가방에 관심이 많았어요. 무엇보다 가방은 독창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추구하기 아주 좋은 아이템이죠. 제가 디자이너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이 두가지거든요. 실용적이면서도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승부하려고 합니다."

실제 바스켓 가방을 보면 '자수' 특징 외에도 실용성을 강조한 디자인이 많다. 클러치백(손에 쥘 수 있는 가방)으로 들다가 토트백(손에 들고 다닐 수 있는 가방)으로 변형할 수 있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방 한 개를 구입해서 두 개를 산 것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바스켓'은 현재 홍대에 쇼룸을 가지고 있고 주로 SNS를 통해 브랜드를 홍보하고 있다. 모델 고소현과 나인뮤지스 경리 등이 바스켓 가방을 들면서 국내에서 입소문도 적잖이 났다.

다만 궁극적으로는 중국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걸 목표로 한다. 중국 시장 공략은 모든 신진 디자이너의 숙제와도 같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정 대표가 차오름을 택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차오름은 서울시와 서울산업진흥원이 신진 디자이너를 육성하기 위해 지난 4월 문을 연 공공 쇼룸이다. 견본품을 전시해 바이어에게 상품을 보여준 후 계약과 주문을 받는 시스템이다.

"차오름의 가장 큰 장점은 해외 진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이죠. 실제 차오름에 입접하고 나서 (바이어로부터) 피드백도 많이 받았어요. 해외 판매 경험이 없다보니 생산 라인이나 가격 등에 대한 정보가 많이 부족했는데 차오름이 이런 면에서 도움이 됐습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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