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자마진 감소 추세에도 호실적 견인
인수합병, 자산 매각, 인력 감축 등으로 상승세


은행주들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순이자마진 감소에도 상반기 당기순이익을 끌어올린 은행들이 호실적을 지렛대 삼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금융·하나금융·신한지주·우리은행 등 주요 은행주들이 올해 들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금융사는 연초 대비해 많게는 50% 이상 주가가 올랐다.

우선 현대증권을 흡수해 몸집을 부풀린 KB금융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KB금융은 연초인 지난 2월 12일 주가가 2만7천600원까지 떨어졌으나 8월 들어 연고점인 3만8천원을 찍었다.

1만원 넘게 주가가 올라 연초 대비 37.7% 상승했다.

KB금융의 상승세는 현대증권 인수와 상반기 호실적 덕택이 크다.

KB금융은 올해 상반기 4년 만에 당기순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일반관리비가 작년 동기대비 13.2% 줄어든 데다가 대출금이 증가하면서 예상외의 '깜짝' 실적을 거뒀다.

최근 5천억원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는 등 지속적으로 자사주를 사들이는 것도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데 영향을 줬다.

연초 1만9천원대까지 떨어졌던 하나금융의 주가는 3만원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하나금융은 순이자마진 하락과 순이익 감소로 지난 1월 20일 연저점인 1만9천450원까지 곤두박질쳤으나 하나와 외환의 통합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서서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KEB하나은행이 본점 매각에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데다가 하나·외환은행의 전산통합이 마무리되면서 곧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의 주가는 지난 10일 2만9천450원까지 올라 연초 대비 51.4%나 급등했다.

민영화를 앞둔 우리은행도 올 1월 초 8천140원을 찍은 후 상승세와 하락세를 반복하다가 최근에는 1만원대에 올라서며 상승 궤도에 안착한 모양새다.

신한금융은 1월 20일 3만6천원까지 떨어진 후 상승 무드로 돌아서 등락을 반복하다가 최근에는 4만원대를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다.

몸집이 커 변동 폭이 작은 은행주가 이처럼 단기간에 걸쳐 급상승하는 건 이례적이다.

실제로 KB금융은 지난해 1월 초부터 7월 말까지 7개월 동안 주가가 오르내리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60원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하나금융과 신한지주도 같은 기간 3천원 정도의 변동 폭을 보였다.

특히 지난 5년간 은행주들이 반 토막 난 점에 비추면 올 상반기 은행주의 상승세는 더욱 눈에 띈다.

하나금융의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2011년 1월 말 4만4천400원에서 지난 1월 말 2만1천400원으로 51.8% 떨어졌다.

KB금융지주 주가도 같은 기간 5만7천500원에서 3만550원으로 46.9% 하락했으며 신한지주도 4만9천600원에서 3만7천500원으로 32.3%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의 체질 개선, 다른 업종에 견줘 현저히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우리은행 민영화 이슈, 배당확대 정책 등의 영향으로 상승 동력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은경완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KB는 자기자본수익률(ROE) 개선 효과, 하나금융은 자본비율 상승과 상대적인 저평가, 우리은행은 민영화 이슈 등이 있어 상승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