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위안부 재단 논의, 한미 외교수장 '사드 메시지' 주목
리용호 행보 본격화 예상…환영만찬서 남북 조우 가능성


6자회담 당사국 외교 수장이 모두 참여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하루 앞둔 25일 우리나라를 비롯한 참가국들은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열띤 외교전을 벌인다.

전날 속속 비엔티안에 도착한 각국 외교수장은 이날 활발한 '일대일' 외교를 통해 다자회의 전 자국의 입장을 설득하기 위한 여론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브루나이, 싱가포르, 필리핀, 뉴질랜드, 호주 등 7개국 외교장관과의 연쇄 양자회담 또는 환담을 갖는다.

특히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이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외무상과의 회담에서는 북핵·북한 문제 관련 공조 방안과 함께 28일 설립될 것으로 알려진 일본군 위안부 지원 재단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재단이 설립되면 일본이 약속한 10억 엔의 거출 시기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지만, 일본 내 일부 여론이 주한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이전과 연계를 요구할 수도 있다.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두 나라 외교수장이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문제와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발신할지가 주목된다.

전날 심야에 개최된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사드 배치와 관련해 '신뢰 손상'을 거론하며 우리 측에 강하게 항의했고, 한중관계 수호를 위한 우리 측의 '실질적 행동'을 요구해 사실상 배치 프로세스 중단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미 외교장관들은 사드 배치가 제3국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며 북핵 위협에 대응한 방어조치라는 점을 거듭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윤 장관은 아세안 10개국과 한·아세안 외교장관 회의도 열고 협력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ARF를 무대로 한 북핵 공조에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전날 입국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도 이날부터 본격적인 외교 행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리 외무상은 전날 아세안 의장국인 라오스 측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에는 북중, 북러, 북일 외교장관간 양자 회동 가능성이 주시된다.

특히 북중 회동이 성사된다면 북핵 문제가 어느 정도 수위로 거론될지, 사드 등의 사안을 두고 양국이 공조 분위기를 연출할지에 우리 외교 당국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 회의 참가국들은 이날 저녁 라오스 외교장관이 비엔티안의 호텔에서 주최하는 환영만찬에 모두 참석할 예정이어서 남북 외교수장이 자연스럽게 조우할 가능성도 있다.

윤 장관은 이전 ARF에서는 리수용 전임 북한 외무상에게 악수를 건네기도 했지만, 우리 정부가 대북 압박을 주도하고 있는 터라 올해는 남북간에도 냉랭한 기류가 흐를 가능성이 높다.

(비엔티안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kimhyo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