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분석…"한국 투자비중 하향으로 5천억원 이상 순매도 예상"

미국 시간으로 오는 31일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 지수에 중국의 해외 주식예탁증서(ADR)가 추가로 편입되면 코스피가 1,900선까지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MSCI는 지난해 11월 MSCI 중국 지수에 미국 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 바이두 등 중국 ADR 14종목을 편입하기로 했다.

당시 편입에 따른 시장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14종목의 비중을 절반을 넣고 이번에 나머지 절반을 편입하기로 했다.

MSCI 지수는 전 세계 기관투자자들이 주로 참고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이 지수에서 종목 비중이 바뀌면 전 세계 펀드들이 추종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한다.

중국과 한국은 같은 신흥국으로 분류되면서 지수 비중에서 각각 1, 2위를 차지해 한국 시장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알파전략부장은 24일 "중국 ADR가 31일 MSCI EM 지수에 편입되면 한국물 비중이 0.5%포인트 낮아질 것"이라며 "이 여파로 외국인 투자자가 5천억원 이상 순매도를 보이면서 코스피는 일시적으로 1,900선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지수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매도세를 나타내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MSCI 정기 변경에 따른 충격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당분간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찬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MSCI EM 지수를 추종하는 전 세계 펀드 규모는 1조6천억∼1조8천억 달러 수준으로 추산한다"며 "작년 11월과 같은 수준으로 한국 비중이 0.4%포인트 낮아지면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7천500억∼8천4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코스피가 일시적으로 급락하더라도 바로 회복할 것으로 관측했다.

최 부장은 "국내 증시 투자자들은 MSCI 변경에 따른 학습 효과가 있는 데다가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 자금은 기계적인 매매를 하므로 악재가 해소되면 바로 매수에 나선다"며 "코스피 역시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중국 ADR가 MSCI EM 지수에 1차로 편입된 작년 11월30일 코스피는 5천400억원 규모의 외국인 순매도 물량으로 37.02포인트 하락한 1,991로 마쳤다가 다음날 2,020선을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또 이번 MSCI 지수 조정 후 코스피200 구성 종목 변경이 예정돼 있어 일부 종목이 급등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코스피200 정기변경 때 새로 편입될 가능성이 큰 한미사이언스와 BGF리테일은 MSCI 지수에도 포함돼 있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최 부장은 "한미사이언스와 BGF리테일은 MSCI 지수 조정에 따른 외국인 매도세로 주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지만, 코스피200에 편입되고 나면 수급 호전으로 주가가 상승 반전할 것"이라며 이를 고려해 해당 종목 매매 전략을 세우라고 조언했다.

코스피200 구성 종목은 코스피200 지수선물 6월물의 최종거래일인 다음 달 9일 조정된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