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 동네서 문 여는 서울 견본주택
서울에서 아파트 분양 모델하우스를 사업지 인근이 아닌 다른 동네에 짓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 분양단지의 대부분이 재개발·재건축 아파트로 도심권 단지가 많아 인근에서 여유 부지를 찾기 힘들다 보니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롯데건설이 이달 말 양천구 목3동에서 분양을 준비하고 있는 ‘목동 롯데캐슬 마에스트로’(목동1구역 재건축)는 모델하우스가 은평구 증산동에 마련된다. 청약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지 인근 목동에서 모델하우스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할 예정이다.

롯데건설은 동작구 흑석8구역을 재개발하는 ‘흑석뉴타운 롯데캐슬 에듀포레’ 모델하우스도 용산구 갈월동에 세우기로 했다. 분양업체 관계자는 “삼성·GS·대우 등 서울 시내에 상시 주택홍보관을 운영하는 일부 건설사가 아니라면 서울에서 모델하우스 부지를 찾는 게 난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사업 현장에 모델하우스를 짓더라도 정비사업 특성상 토지 사용승인 절차도 까다롭다는 게 중론이다. 대림산업이 동작구 흑석7구역을 재개발하는 ‘아크로리버하임’은 모델하우스를 현장 안에 지을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 기존 건축물 철거가 끝나지 않은 데다 설계 변경 등의 문제로 분양 일정이 다음달로 늦춰졌다.

사업장 내 모델하우스 건립이 어려워지면서 현장의 소규모 분양홍보관 역할도 커지고 있다. 예전엔 분양 관계자를 위한 간이 사무실 정도였으나 지금은 예비 청약자를 위한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다음달 경기 시흥에서 ‘은계 한양수자인’ 분양을 앞둔 한양은 분양홍보관을 카페 분위기로 꾸몄다. 서울 강동구 명일동 삼익그린맨션1차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명일역 솔베뉴’도 모델하우스 개관 전 사전홍보관을 현장 인근에 마련해 분양 상담을 하고 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