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먹방' '쿡방' 야식 유혹…잘못된 식습관, 목소리 변화시킨다
불규칙한 식사와 잦은 회식, 야식 때문에 위산이 역류하는 역류성 식도염을 앓는 직장인이 많다. 이런 식습관은 역류한 위산이 성대까지 자극해 목소리에 변화가 생기는 ‘인후두 역류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불규칙한 식습관이 일상화된 현대인에게 먹방·쿡방은 밤늦은 시간 야식을 유혹하는 또 다른 유인이다.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이유로 아주 맵거나 달고 기름진 자극적인 음식을 즐기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 같은 식습관은 위산 역류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꼽힌다.

위에 있던 음식물이 역류해 식도로 넘어올 때 강한 산성을 띠는 위산이 함께 올라온다. 이때 성대가 자극받게 되면 점막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인후두 역류질환은 식도 기능에 이상이 생기거나 위산 분비가 증가할 때 역류한 위산이 산성에 약한 성대를 자극해 염증을 일으키거나 점막을 붓게 해 발생한다.

염증과 부종이 반복되면 성대 근육이 지속적으로 긴장하게 돼 성대결절이나 성대폴립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인후두 역류질환은 역류성 식도염과 다르게 가슴 쓰림이나 신물 등의 증상은 없는 것이 특징이다. 과거에는 인후두 역류질환을 질환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위산 역류로 인해 성대가 상하는 경우가 많아 질환으로 보고 치료를 권장하는 추세다.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헛기침이나 쉰 목소리는 역류성 식도염의 대표적인 증상이기도 해 성대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드물다”며 “만약 헛기침이나 쉰 목소리 등이 지속되는 반면 가슴 쓰림이나 신물이 나는 증상이 없다면 인후두 역류질환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1990년대 이전에는 인후두 역류질환 증상이 있더라도 이비인후과적인 검사나 위내시경검사를 통해 큰 문제를 찾을 수 없어 신경성이나 건강염려증 등으로 치부하는 경향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위산 역류를 확인할 수 있는 센서를 이용한 ‘이중탐침 24시간 위산역류검사’ ‘후두경검사’ ‘식도 운동성 검사’ 등 다양한 검사를 통해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보통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제산제나 위장관 운동 촉진제 등을 이용한 약물을 통해 치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인후두 역류질환의 가장 큰 원인은 잘못된 식습관이나 생활 방식이므로 위산 역류를 막거나 완화하는 식이 요법과 생활 습관 변화가 우선돼야 한다.

취침 3시간 전에는 음식물 섭취를 피하며 과식이나 과음, 폭식은 금물이다. 또 맵거나 기름진 음식은 자제해야 한다. 카페인 음료나 초콜릿, 민트도 가급적 줄이는 것이 좋다. 식사 후 바로 눕거나 평소 꽉 조이는 옷을 즐겨 입으면 위산이 역류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