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된 연출·감미로운 아리아…베르디의 '숨겨진 진주'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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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가면무도회' 내달 15~17일 서울 예술의전당서 공연
베르디(1813~1901)는 틈만 나면 셰익스피어 원작의 ‘리어왕’을 오페라로 만들어 무대에 올리려고 했다. 선량한 심성의 주인공이 질투와 욕구에 눈이 멀어 살인을 저지른다는 강렬한 줄거리에 이끌렸다.
하지만 그런 시도는 번번이 좌절됐다. 그는 결국 중기 대표작인 ‘가면무도회’에 리어왕의 모티브를 녹이는 데 성공했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1792년 일어난 국왕 구스타프 3세의 살인사건을 소재로 썼다. 왕과 그의 친구, 친구의 아내 사이에 벌어지는 삼각관계로 인해 왕이 살해당하는 격정적 줄거리가 화려한 가면무도회장에서 펼쳐진다. 수지오페라단이 다음달 15~1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이 작품을 올린다.
베르디는 1859년 이탈리아 로마 아폴로 극장에서 ‘가면무도회’를 초연했지만 국왕 시해라는 소재가 검열에 걸려 미국 보스턴으로 배경을 바꿨다. 주인공인 ‘스웨덴 국왕 구스타프’를 ‘보스턴 총독 리카르도’로 바꿔 무대에 올렸다. 베르디가 처음 의도한 ‘구스타프 암살’ 버전은 1935년에 초연됐다.
이번에 수지오페라단이 올리는 작품은 ‘보스턴 버전’이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유학한 박수지 수지오페라단장은 “학생 시절부터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온 작품 중 하나”라며 “아름다운 아리아가 백미”라고 소개했다.
출연·연주진 구성이 알차다. 이탈리아 도니제티 극장장인 프란체스코 벨로토가 총 연출을 맡았다. 지휘자 카를로 골드스타인은 2009년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부다페스트 국립오페라극장,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극장 등에서 오페라 지휘 경험을 쌓은 차세대 지휘자다.
리카르도 역은 이탈리아 출신인 세계적 테너 프란체스코 멜리와 터키 출신인 테너 마시밀리아노 피사피아가 번갈아 맡는다. 친구 레나토 역에는 데비드 체코니와 김동원, 레나토의 아내 아멜리아 역에는 아르헨티나 소프라노 비르지니아 톨라와 임세경이 출연한다.
박 단장은 “가면무도회는 베르디의 ‘숨겨진 진주’ 같은 작품”이라며 “전통에 충실하면서도 유려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와 함께 부하가 왕을 살해한다는 점에서 체제 전복의 혁명적 사상도 담겨 있다”며 “격동의 시대를 드러내기 위해 밝음과 어두움이 끊임없이 대비되는 무대로 꾸밀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하지만 그런 시도는 번번이 좌절됐다. 그는 결국 중기 대표작인 ‘가면무도회’에 리어왕의 모티브를 녹이는 데 성공했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1792년 일어난 국왕 구스타프 3세의 살인사건을 소재로 썼다. 왕과 그의 친구, 친구의 아내 사이에 벌어지는 삼각관계로 인해 왕이 살해당하는 격정적 줄거리가 화려한 가면무도회장에서 펼쳐진다. 수지오페라단이 다음달 15~1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이 작품을 올린다.
베르디는 1859년 이탈리아 로마 아폴로 극장에서 ‘가면무도회’를 초연했지만 국왕 시해라는 소재가 검열에 걸려 미국 보스턴으로 배경을 바꿨다. 주인공인 ‘스웨덴 국왕 구스타프’를 ‘보스턴 총독 리카르도’로 바꿔 무대에 올렸다. 베르디가 처음 의도한 ‘구스타프 암살’ 버전은 1935년에 초연됐다.
이번에 수지오페라단이 올리는 작품은 ‘보스턴 버전’이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유학한 박수지 수지오페라단장은 “학생 시절부터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온 작품 중 하나”라며 “아름다운 아리아가 백미”라고 소개했다.
출연·연주진 구성이 알차다. 이탈리아 도니제티 극장장인 프란체스코 벨로토가 총 연출을 맡았다. 지휘자 카를로 골드스타인은 2009년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부다페스트 국립오페라극장,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극장 등에서 오페라 지휘 경험을 쌓은 차세대 지휘자다.
리카르도 역은 이탈리아 출신인 세계적 테너 프란체스코 멜리와 터키 출신인 테너 마시밀리아노 피사피아가 번갈아 맡는다. 친구 레나토 역에는 데비드 체코니와 김동원, 레나토의 아내 아멜리아 역에는 아르헨티나 소프라노 비르지니아 톨라와 임세경이 출연한다.
박 단장은 “가면무도회는 베르디의 ‘숨겨진 진주’ 같은 작품”이라며 “전통에 충실하면서도 유려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와 함께 부하가 왕을 살해한다는 점에서 체제 전복의 혁명적 사상도 담겨 있다”며 “격동의 시대를 드러내기 위해 밝음과 어두움이 끊임없이 대비되는 무대로 꾸밀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