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LTRO 6월부터 4차례…기업·가계 대출 촉진책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10일(현지시간) 초저금리와 채권 매입 확대 등을 담아 내놓은 부양책 패키지는 '바주카포'라는 평을 듣고 있다.

이 가운데 ECB가 시중 은행들에 저리 자금을 4년 만기로 빌려주는 새로운 '목표물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Targeted Longer-Term Refinancing Opreations)이 특히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이는 은행들이 기업 등에 저금리에 돈을 빌려줄 여력을 높여 투자와 고용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드라기 총재는 "실물경제에 대한 은행의 대출을 더 장려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은행들의 순 대출이 기준에 맞으면 금리는 낮아지며 최저 -0.4%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ECB가 기업과 가계에 대출하는 은행들에 돈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FT는 전했다.

HSBC의 유럽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캐런 워드는 ECB가 유로화를 떨어뜨려 외부 수요와 낮은 수입품 가격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변화를 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은행들이 대출을 늘리도록 유도해 역내 경기 회복을 끌어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CB는 올해 6월부터 4차례에 걸쳐 TLTRO를 실행한다.

하지만 은행과 기업, 가구가 ECB의 의도대로 움직일지가 큰 문제라고 FT는 지적했다.

이번에 나온 TLTRO는 과거에 ECB가 하던 프로그램의 새로운 형태다.

이전의 TLTRO는 ECB의 기대보다 효과가 훨씬 떨어졌다고 FT는 전했다.

이 신문은 기업이나 가구가 경제에 대한 신뢰 부족으로 대출을 원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은행들이 이 자금으로 대출을 확대하는 대신 금융시장에 투자하면 자산가격은 올라가더라도 경제 성장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ING-디바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카스텐 브제스키는 새로운 TLTRO에 대해 "획기적인 것은 분명하지만, 성공을 거둘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 "ECB는 대출을 늘려 투자를 확대하려 한다.

이는 성공 확률은 낮은 시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ECB는 싸움을 계속하겠다는 의지에 차있다.

무력하다고 인정하는 것은 선택지에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kimy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