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널드 쉴더 "핵심감사제, 회계투명성 높여…경영진·투자자 모두 만족"
“핵심감사제(KAM·key audit matters)는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한국이 도입하면 회계투명성 제고 등 큰 성과를 얻게 될 것입니다.”

아널드 쉴더 국제감사인증기준위원회(IAASB) 위원장(사진)은 지난 28일 ‘2015 아시아·태평양 회계사 대회(CAPA)’가 열린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KAM을 도입하면 경영진과 외부감사인이 꾸준히 토론하면서 회사의 위험 요소들을 찾고 경영진은 미래의 사업 위험을 대비하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KAM은 외부감사인이 감사 과정에서 가장 의미 있다고 판단한 재무 위험 정보를 감사보고서에 서술하는 제도다. 한국은 내년부터 건설·조선 등 수주산업에 도입한 뒤 2018년 이후 전체 상장사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쉴더 위원장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감사기준을 제정하는 기구인 IAASB의 수장으로, KAM 도입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그는 “한국이 KAM을 도입하면 국가 전체적으로 회계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뿐 아니라 기업 실적 개선에 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과 회계업계에서 우려하는 회사 기밀유출과 소송확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미 KAM을 도입한 국가에서도 제도 도입 전에 비슷한 우려를 했지만 지금은 투자자와 경영진 모두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숨어있는 회사기밀을 들춰내는 것이 아니라 의미 있는 감사 내용을 서술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밀 유출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주장했다.

쉴더 위원장은 “2013년 영국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호주와 남아프리카공화국도 KAM을 시작했다”며 “미국도 KAM을 토대로 유사 제도를 도입하는 등 이 제도는 세계적인 추세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IAASB는 올해 말 ‘그룹 감사’의 가이드라인을 담은 감사기준 제정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쉴더 위원장은 밝혔다.

한편 CAPA는 29일 ‘서울선언문’ 채택을 끝으로 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서울선언문은 CAPA 대회 사상 처음으로 채택된 공동선언문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회계사 양성 △공공부문 회계투명성 제고 △중소형 회계법인의 전문성 및 역량 강화 △새로운 기업보고서에 대한 대응과 주장 등이 담겼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