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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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사진)은 23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를 방문해 “종업원지주회 등의 지분은 사실상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차명주식”이라며 “이들의 지지를 되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은 “50여년 전 일본에서 프로야구단 롯데마린스를 창단할 때 지분의 절반 이상을 일본인이 가져야 한다는 규정이 있었다”며 “당시 한국 국적을 유지하기 위해 아버지가 롯데홀딩스 지분을 직원들에게 나눠줬던 것”이라고 했다. 한·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인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은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투자회사 LSI(10.7%) 가족(7.1%) 임원지주회(6%)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광윤사를 제외한 종업원지주회 등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지지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차명 성격이라 종업원들은 입사 때 주식을 액면가로 사고 퇴사 때 액면가로 팔고 나가며, 배당만 12%를 받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며 “지금까지 총괄회장의 뜻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신동빈 회장에게로 돌아선 종업원들의 지지를 되돌리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시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일 롯데를 분리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는 70년 전 세워진 뒤 상장기업이 아니어서 자산 재평가 등을 한 번도 거치지 않았다”며 “한국 롯데의 10분의 1 수준이라는 일본 롯데의 규모를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두 그룹 간 차이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또 “일본의 자금조달 비용은 한국의 5분의 1 수준이며 한국은 일본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일본 자금을 한국에 투자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신 전 부회장이 이사회는 물론 종업원지주회의 지지를 받지 못한 것은 오랜 기간 경영 과실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신 전 부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에서 최근 입국한 어머니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88)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