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새 국내 펀드서 1조 '탈출'…CMA·중국 펀드로 유입됐다
코스피지수가 2040선을 회복하면서 펀드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한 달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돈은 1조원이 넘는다. 미국 금리인상 등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대외 변수가 있어 차익실현을 서두르는 펀드 투자자가 많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23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지난 한 달간 1조956억원이 빠져나갔다. 코스피지수가 0.98% 내린 지난 22일 1456억원어치의 환매 물량이 나온 것을 비롯해 3000억원 이상의 매물이 최근 1주일 사이에 집중됐다.

펀드 매물의 90%는 지수 움직임을 그대로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나왔다. 코스피지수 1800선이 무너졌던 지난 8월 이후 지수가 10% 이상 오르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집중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혼합형과 채권형 상품으로 움직였다. 최근 한 달 동안 혼합형 펀드로는 3120억원, 채권형 펀드로는 1656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투자자들이 수익률을 높이는 것보다 번 돈을 지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로도 자금이 몰렸다. 해외 주식형 펀드엔 2365억원, 해외 채권형 펀드엔 1963억원이 들어왔다. 특히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중국 본토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들(1740억원 순유입)이 인기를 끌었다.

현금 비중을 늘리는 투자자도 많다. 개인투자자들의 단기자금 보관소인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은 22일 기준 50조3297억원으로 한 달 전(49조6300억원)보다 7000억원가량 늘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연말까지는 펀드 자금 유입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