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가 올 3분기 '깜짝실적'을 내놨다.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가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23일 기아차는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77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9.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6000억원 수준의 시장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은 것이다. 영업이익의 증가세 전환은 6분기 만이다.

매출은 13조1109억원으로 14.9% 늘어남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5.2%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의 5.0%보다 수익성이 좋아졌다.

가아차 측은 지난해 4분기를 저점으로 영업이익을 비롯한 주요 손익관련 지표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출시한 카니발과 쏘렌토가 올해부터 세계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되면서 판매단가가 상승하고 있으며, 3분기에는 주력 차급인 중형차와 소형 SUV에서 출시한 K5와 스포티지 신차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이 더해지면서 실적 개선폭이 더 커졌다. 지난해 3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025.8원이었지만, 올 3분기는 1169.3원으로 143원이나 올랐다.

3분기 실적 영향으로 누계 매출액도 전년 대비 증가세로 돌아섰다. 올 2분기까지 기아차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1.5% 줄었으나, 3분기가 더해지면서 3.8% 늘어난 36조7297억원으로 집계됐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효과가 예상보다 컸다"며 "4분기는 긍정적인 환율에 미국에서 옵티마(K5), 슬로바키아에서 신형 스포티지 등이 나오기 때문에 실적이 월등히 더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아차는 현대차와 달리 환율 변동에 영향을 받는 금융법인이 없어, 원·달러 상승 효과를 만끽했다는 판단이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는 3분기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던 카니발과 쏘렌토의 판매 호조, K5의 판매 본격화와 더불어 국내 판매가 시작된 스포티지의 신차 효과도 가세할 것"이라며 "또 지난해 4분기 러시아 사태 여파로 실적이 상대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에 전년 대비 개선폭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기아차가 지난해 4분기에 러시아 사태로 약 2000억원의 환손실을 반영한 점을 감안하면, 올 4분기 영업외 수지 또한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