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감액률 50% 달해…조선업은 16.3% 불과
전문가들 "업종 특성에 맞는 임금피크제 도입해야"


임금피크제 적용 후 임금이 가장 많이 깎이는 업종은 은행업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 한국인사조직학회, 한국인사관리학회 등 3개 학회는 금융, 제약, 조선, 도소매, 자동차부품 등 5개 업종의 '임금피크제 도입 일반모델안'을 15일 발표했다.

모델안은 실제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운영하는 사례 분석 등을 바탕으로 현장방문, 면담, 전문가 회의 등을 거쳐 마련됐다.

이들 학회의 실태 조사에 따르면 임금피크제에 들어가기 전 최고 임금에 비해 임금이 깎이는 비율을 나타내는 '임금 감액률'은 금융업종이 연평균 39.6%로 가장 높았다.

금융업종에서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는 연령은 평균 55세, 적용기간은 4.3년이었다.

이는 4.3년 동안 임금피크제 적용 전 임금의 60%가량만을 받고 다닌다는 얘기다.

금융업 내에서도 은행업의 임금 감액률이 연평균 50%로, 보험업(25∼30%) 등보다 훨씬 높았다.

금융업 모델안을 연구한 숙명여대 권순원 교수는 "금융업은 대표적인 고임금 업종으로 노무비 비중도 높아 정년 연장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크다"며 "높은 연공성과 고임금 구조 등을 감안해 임금 감액률이 높게 설정됐다"고 설명했다.

금융업종에 이어 제약(21%), 도소매(19.5%), 자동차부품(17.9%), 조선(16.3%) 순으로 임금 감액률이 높았다.

조선업이나 자동차부품업은 숙련인력 확보와 인력 부족 등 요인이 작용해 임금 감액률이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임금피크제 적용기간은 도소매 4.2년, 제약 3.4년, 조선 2.7년, 자동차부품 2.4년이었다.

전문가들은 업종별로 특성이 다른 만큼 각 업종에 맞는 고유한 임금피크제 모델을 적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순원 교수는 "금융업은 사무직이 대부분이라는 특성을 감안,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에 대해 실무형 전문직, 마케팅직, 별정직 등 다양한 직무조정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제약, 조선, 자동차부품업도 사무·관리직의 경우 품질관리 등 임금피크제 대상자에게 적합한 직무를 발굴하고, 교육훈련 등으로 직무 전환을 병행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도소매업 모델안을 연구한 삼육대 이강성 교수는 "저임금 근로자가 많은 도소매업의 특성을 고려해 계산, 진열, 고객 응대 등 임금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전문직급은 임금피크제 적용에서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임금피크제 지원 등을 위해 근로시간 단축 지원금 제도를 강화키로 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근로시간을 주당 32시간 이하로 단축할 경우 종전 임금보다 감소한 금액의 50%를 연 1천80만원 한도로 지원한다.

고용부는 앞으로 3대 학회 및 민간 컨설팅기관 등과 협력해 업종별 모델안을 바탕으로 맞춤형 컨설팅, 교육, 상담 등을 진행해 임금피크제 도입을 지원할 방침이다.

<표> 업종별 임금피크제 도입 실태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