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레이더] 국내 증시, 환율·실적 우려에 하락 예상
22일 국내 증시는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수급 부담과 실적 우려 등에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미국 증시는 IBM 등 주요 기업의 실적 부진 여파에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특히 구성 종목인 IBM의 부진에 다우지수가 1% 이상 급락했다.

야간선물 지수도 내렸다. 21일(현지시간)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글로벌 연계 코스피 200선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38% 내린 248.85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를 코스피로 환산할 경우 2076포인트에 해당한다.

코스피는 전날 2년 만에 1160원에 근접한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에 힘입어 오랜 만에 대형주가 활기를 찾으며 2080선을 회복했다. 현대차는 이익 개선 기대감에 종가 기준 7% 이상 급등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은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에 수급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환차손 영향에 국내 증시 매력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외국인은 원·달러 환율이 본격적으로 반등하기 시작하던 이달 초부터 전날까지 코스피시장에서만 8000억원 가량을 팔고 나갔다. 같은 기간 코스닥에서도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이 매수에 열을 올릴 때 외국인만 1600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이현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은 달러화 강세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외국인 수급 이탈을 불러올 수 있다"며 "실제 외국인 누적 순매수와 원·달러 환율을 비교해 보면 역의 상관관계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 미국의 금리인상 불확실성과 외국인의 환차손 우려가 더욱 부각될 여지가 높다는 판단이며 8월 초 발표되는 7월 수출의 추가적인 회복세를 확인하기 전까지 대형 수출주 반등의 기대 또한 낮출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기업들의 이익 모멘텀(상승동력) 개선 효과는 오는 3분기 실적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실제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적 우려도 여전하다. 올 2분기 조(兆) 단위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대우조선해양 이슈로 다른 기업들에 대한 투자심리 역시 악화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최소 2조원대에서 최대 3조원까지 이를 수 있는 대우조선의 손실 규모는 코스피 전체 분기 순이익의 약 10% 가량이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뉴스와 함께 실적 시즌에 대한 우려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며 "지난 1분기를 지나면서 높았던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가 다시 하락할 수 있어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