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9명 출전해 5명이 컷 통과…작년엔 모두 컷 탈락

제144회 브리티시오픈 골프대회(공식 대회명 디 오픈·총상금 630만 파운드)의 초미의 관심사는 조던 스피스(미국)가 메이저 3연승을 이루느냐다.

스피스는 올해 마스터스와 US오픈을 연달아 제패하며 메이저 2연승을 이뤘다.

디오픈에서도 우승하면 1953년 벤 호건(미국) 이후 62년 만에 한 시즌 동안 이들 세 개 메이저대회를 모두 제패한 선수가 된다.

이런 가운데 또 하나의 '역사 만들기'에 도전장을 내민 선수가 등장했다.

아마추어 폴 던(아일랜드)은 18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 골프장 올드코스(파72·7천297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만 6개 잡는 맹타를 휘두르며 중간합계 12언더파 204타를 기록, 공동 선두에 올라섰다.

2010년 이 대회 우승자인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 세계랭킹 9위 제이슨 데이(호주)가 던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세계랭킹 2위 스피스는 이들은 한 타 차로 뒤쫓는 중이다.

던이 우승하면 1930년 보비 존스(미국) 이후 85년 만에 디오픈 아마추어 우승자가 될 수 있다.

아마추어가 메이저 대회에서 선두에 오른 것도 1971년 US오픈 4라운드를 2타 차 선두로 시작한 짐 시몬스(미국) 이후 44년 만이다.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아마추어는 1933년 US오픈 정상에 오른 조니 굿먼(미국) 이후로 없다.

골프닷컴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스피스보다 8개월 이른 1992년 11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난 던은 미국 앨라배마-버밍엄 대학 4학년을 갓 마치고 이 대회에 출전했다.

던은 "아마추어 대회였다면 내가 적어낸 점수에 이렇게 놀라지 않았을 것"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큰 대회에서 이런 경험을 하는 것은 행운"이라고 기뻐했다.

그는 "내일도 이렇게 잘하기를 바라지만, 그렇게 하든 못하든 살아남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던은 많은 갤러리가 힘이 됐다면서 "많은 사람에게서 지지를 받는 느낌이 들었다"며 "마치 집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경기를 시작할 때부터 마칠 때까지 모든 샷이 응원을 받았다.

관중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4년째 던의 캐디 역할을 하는 그의 전 대학 코치 앨런 머리(아일랜드)도 던의 '아마추어의 기적'을 돕고 있다.

기적을 꿈꾸는 또 한 명의 아마추어 선수가 있다.

조던 니브루그(미국)은 이날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치고 중간합계 9언더파 207타로 공동 6위에 올랐다.

작년과 비교해 올해 디오픈은 아마추어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지난해에는 4명이 디오픈 본선에 진출해 아무도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9명이 출전해 5명이 컷을 통과했다.

지난달 US오픈에서는 6명의 아마추어가 컷을 통과했다.

던은 작년에도 디오픈에 출전했지만, 당시에는 컷 탈락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abb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