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부품업체 미래나노텍이 지난해 3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하자 ‘또 하나의 벤처신화가 지는 것 아닌가’ 우려하는 사람이 많았다. 글로벌기업 3M과 TV용 광학필름 시장에서 1등을 다퉜던 미래나노텍도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를 이겨내지 못하는 듯했다.

중국 업체들은 미래나노텍이 주력으로 생산했던 LCD TV용 프리즘시트를 작년부터 헐값에 팔기 시작했다.

프리즘시트는 TV 발광체의 빛 손실을 최소화하고 밝기를 높이는 핵심 부품이다. 미래나노텍이 가격으로 맞대응에 나서면서 팔면 팔수록 적자가 나는 ‘제 살 깎아 먹기식 출혈경쟁’이 벌어졌다. 이대로 계속 간다면 올해 미래나노텍은 더 큰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미래나노텍에는 ‘비장의 무기’가 있었다.
김철영 미래나노텍 사장이 충북 청주공장에서 TV와 스마트폰 필름에 쓰이는 패턴을 살펴보고 있다. 미래나노텍 제공
김철영 미래나노텍 사장이 충북 청주공장에서 TV와 스마트폰 필름에 쓰이는 패턴을 살펴보고 있다. 미래나노텍 제공
○새로운 기술 ‘데코 필름’

김철영 미래나노텍 사장은 최근 충북 청주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스마트폰용 패턴 디자인 필름과 퀀텀닷(양자점) 필름이 앞으로 캐시카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 사업이 잘되고 있을 때 새 기술에 투자한 게 제품 시프트(전환)가 가능했던 요인”이라며 “이 같은 신제품 기술을 쌓는 데 5년간 800억원가량 썼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규사업에서 올해 1000억원 넘는 매출을 올려 2012년 매출(3300억원)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래나노텍이 개발한 ‘디자인 필름’은 말 그대로 스마트폰의 외관을 화려하게 꾸미는 역할을 한다. 미래나노텍이 이번에 개발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6’에 처음 적용했다.

김 사장은 “갤럭시S6 겉면을 보면 각도에 따라 색이 조금씩 변하는데 이는 색깔을 그렇게 인쇄해서가 아니다. 윈도가 깨지지 말라고 안쪽에 비산필름을 붙이는데 여기에 패턴을 입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패턴을 디자인한 게 바로 미래나노텍”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프리즘시트에 들어갔던 패턴 기술을 스마트폰 외관 디자인으로 확대했다는 것이다.

그는 “갤럭시S6의 겉면 색감이 좋아 다른 주요 스마트폰업체에서도 관심을 보인다”며 “만약 다른 스마트폰에 적용한다면 필름이 아닌 유리에 직접 패턴을 입히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규사업 매출 1000억원

디자인 필름과 함께 미래나노텍의 미래를 책임질 또 다른 제품은 ‘퀀텀닷 필름’이다. UHD(초고화질)TV에 붙여 화질을 더 높이는 기능을 한다. LG전자의 OLED TV ‘대항마’로 삼성전자가 선보인 프리미엄 SUHD TV에 미래나노텍의 퀀텀닷 필름이 적용됐다. 지난 2월부터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해 현재 한 달에 10만개씩 나가고 있다.

김 사장은 “중국 업체들은 퀀텀닷 필름을 아직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한동안 독점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 프리즘시트 생산라인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퀀텀닷 필름 라인을 늘리겠다”고 했다. 중장기적으론 프리즘시트 등 적자를 내는 사업부는 정리할 예정이란 설명이다. 그는 또 “국내 한 자동차부품업체와 함께 투명 열선을 넣은 자동차 뒷유리용 필름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청주=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