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공짜 마케팅 중단해야"
케이블TV업계가 이동통신업체들의 통신·방송상품 공짜 마케팅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윤두현 케이블TV방송협회장(사진)은 23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동통신업체들이 가입자 유치를 위해 방송 서비스인 인터넷TV(IPTV)를 마치 공짜로 주는 것처럼 허위·과장광고를 하고 있다”며 “방송·통신상품을 묶은 결합상품을 판매할 때 서비스별로 같은 할인 폭을 적용하는 ‘동등 할인’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등 할인 제도는 이동통신과 인터넷, 방송 등 개별 상품에 똑같은 할인율을 적용하는 것이다. 결합상품의 할인혜택을 초고속인터넷이나 방송 등 특정상품에 몰아줘서 소비자에게 해당 상품이 ‘공짜’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일을 막자는 취지다.

이동통신업체들이 결합상품에 가입하면 최대 30%까지 요금을 할인할 수 있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요금인가지침을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월 요금 6만2000원과 3만4000원짜리 이동통신 2개 회선을 사용하는 가입자의 경우 초고속인터넷(월 2만원)과 IPTV(월 1만원)까지 가입하면 3만7800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동통신업체들은 이동통신 2개 회선을 같은 통신사로 묶는 조건으로 초고속인터넷과 IPTV를 공짜로 주는 것처럼 허위·과장광고를 하고 있다는 게 케이블TV업계의 주장이다.

윤 회장은 “이동통신 초고속인터넷 방송 등 각각의 상품을 30%씩 할인해주는 방식으로 제도를 고치면 소비자들에게 방송이 공짜라는 인식을 심어주지 않으면서도 같은 할인효과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케이블TV업계가 결합상품의 동등 할인 도입을 주장하고 나선 것은 통신업계에 밀리고 있어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통신 3사의 결합상품 점유율은 2007년 46.9%에서 2013년 82.1%로 급증했다. 반면 케이블방송은 같은 기간 53.1%에서 17.9%로 쪼그라들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