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포커스]SK, 자사주 매입 재시동…증권업계 "주가에 긍정적" 합창
SK가 지난 2월에 이어 다시 대규모 자기주식 매입에 들어간다. 이는 SK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는 이날부터 오는 12월5일까지 보통주 235만주(지분 5%)를 장내에서 취득할 계획이다. 취득 규모는 3760억원이고, 이번 취득이 완료되면 SK는 23.8%의 자사주를 보유하게 된다.

정대로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취득 예정 주식수와 기간을 감안한 일평균 자기주식 매입 수량은 약 3만9167주로, 최근 60일 평균 거래량의 34.2%에 이르는 상당한 규모"라며 "자기주식 매입 기간내 수급 측면에서 긍정적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SK의 주가는 올 2~5월의 5%의 자기주식 취득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주요 자회사의 실적 부진과 SK C&C와의 합병 가능성이 제기된 탓이다.

현재 SK그룹의 지배구조는 법상으로 문제가 없다. 그러나 지주사 지분 확보를 통한 직접적 경영권 행사를 위해 SK와 SK C&C의 합병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최태원 회장 일가는 현재 SK C&C를 통해 SK를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합병을 가정한다면 SK C&C의 시가총액이 SK보다 더 높아질수록 최 회장 일가는 더 많은 합병법인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SK그룹이 SK보다 SK C&C 주가 부양에 더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의 이번 자기주식 매입도 합병을 전제한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K와 SK C&C가 합병을 진행할 때 자사주가 많을수록 양사가 확보한 자사주에 대해 신주 발행을 하지 않음으로써 합병법인에 대한 최태원 회장 등의 지분이 희석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주식매수청구권 부담 역시 축소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두 회사의 합병이 단기간에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우선 최태원 회장의 부재로 인해 의사결정이 쉽지 않고, 합병시 지주회사법에 의해 SK C&C가 보유한 SK증권 지분 10% 처리 문제 등이 있기 때문이다.

합병 이슈와 관련해서는 SK우선주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진원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소액주주의 의결권 매력이 사실상 제한적인 지주회사의 속성상 우선주 대비 보통주 할증의 근거가 부족하다"며 "더욱이 합병 이슈로 인한 보통주 할인을 감안할 때 배당매력이 보다 높은 우선주의 역전 현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