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일 개막해 11일까지 열리는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세계 79개국의 314편의 영화가 선보인다. 지난해 초청 작품 70개국 301편보다 늘어 규모면에서 사상 최대 규모다. 네팔과 레바논 등 영화를 잘 제작하지 않던 아시아권에서 새로운 작품들을 만들기 시작하자, 부산영화제 상영작으로 새로 발굴했기 때문이다.

부산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는 2일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9회째를 맞은 올해 영화제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영화제는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영화의전당,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대 등 부산시내 7개 극장 33개관에서 펼쳐진다. 올해 초청 작품 314편 가운데 월드 프리미어는 98편(장편 66편, 단편 32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36편(장편 33편, 단편 3편), 뉴 커런츠 부문 12편, 특별기획 프로그램 20편 등이 선보인다.

개막작으로 대만 도제 니우 감독의 ‘군중낙원’(Paradise in Service), 폐막작으로는 홍콩 리포청 감독의 ‘갱스터의 월급날’(Gangster Pay Day)이 각각 선정됐다. ‘군중낙원’은 도제 니우 감독이 1960∼70년대 대만에서 군생활을 한 아버지 세대의 추억을 반추해 만든 4번째 작품이다. 영화의 기본 흐름은 ‘사랑’과 ‘공감’에 관한 것이만 중국 본토와 대만 사이 이산민의 아픔, 여성에 대한 도덕적 관념, 억압적 군대문화 등 대만 사회의 자화상을 보여준다.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개막작 선정 이유에 대해 “지금의 한국 상황을 연상할 정도로 많은 의미를 던져 주고 연출성과 작품성 대중성이 뛰어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갱스터의 월급날’은 캥스터의 이야기를 다뤘지만 액션영화의 전통적인 비장미를 뺀 코미디와 멜로가 결합된 새로운 스타일의 혼성 장르 영화다.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는 “기존 갱스터 영화와 다른 면모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리포청 감독 작품 세계의 터닝포인트로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초청작 상영 외에 정진우 감독의 ‘한국영화회고전’, 터키영화 100주년을 기념하는 ‘터기 독립영화 특별전’, 흑해 연안국인 조지아의 여성감독 작품을 집중 소개하는 ‘조지아 특별전’이 특별 프로그램으로 마련된다.

영화제 기간에 열리는 아시아프로젝트마켓(APM)에는 중국의 해외배급사와 아시아를 대표하는 매니지먼트사들이 신규로 대거 참가한다. 홍콩의 허안화 감독과 진가신 감독, 헝가리의 벨라타르 감독, 중국의 장이모 감독과 배우 탕웨이 등이 주요 초청 손님으로 영화제 기간에 부산을 찾는다. 국내 인사로는 봉준호 감독, 임권택 감독, 배우 안성기·문소리 등 다수의 감독과 배우가 부산을 찾아 영화제를 빛낸다.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올해 초청 작품이 늘어난 것은 네팔 등 아시아 지역 나라의 작품이 늘어났기 때문이다”며 “올해는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작품을 많이 발굴, 여타 영화제들과 확실히 차별화되는 대회가 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서병수 영화제조직위원장(부산시장)은 “올해 영화제에서는 개·폐막작 상영때 내빈 초청을 대폭 축소하고 일반 관객석의 비율을 30%에서 무대 중앙 로열석에 50%(2500석)로 확대했다”며 “부산시민이 주인이 되고 즐기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