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프리실라’
자아 찾기에 나선 드래그퀸(여장 남자) 무용수들의 사막 횡단 여행기를 담은 동명 영화를 화려한 쇼뮤지컬로 재탄생시켰다. 볼거리는 역대 최강급이지만 청각적인 만족도는 이에 미치지 못한다. 배우들이 부르는 히트 팝송의 한국어 가사 전달력을 높이고, 공중을 떠다니는 디바들의 존재감을 좀 더 살려야 할 듯. 9월28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연극 ‘망원동 브라더스’
옥탑방에 모여든 지질한 네 남자가 티격태격하다가 서로를 보듬는 ‘망원동 브라더스’로 탄생하는 과정을 따스하면서도 사실감 있게 그렸다. 지난해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받은 동명의 장편소설을 무대화했다. 극의 밀도와 짜임새를 조금만 보완하면 ‘레퍼토리 공연’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한 작품이다. 내달 24일까지, 서울 정동 세실극장.
클래식 ‘대관령 국제음악제 저명 연주가 시리즈’
올해 11회를 맞은 국내 최대 국제음악제 대관령 국제음악제의 하이라이트다. ‘오 솔레 미오(오 나의 태양)’란 주제로 스페인, 이탈리아 등 남유럽 작곡가의 음악을 중점적으로 선보인다. 음악제 예술감독인 정명화·경화 자매를 비롯 국내외 실력파 연주가들의 무대가 잇따라 열린다. 공연도 보고 휴가도 즐길 수 있는 기회. 내달 3일까지, 강원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전시
‘달팽이 걸음_이건용’展
“그림을 꼭 화면을 마주 보고 그려야 할까. 화면 뒤에서, 옆에서, 등지고 그려도 되지 않을까.” 전위미술가 1세대 이건용의 시선은 늘 삐딱했다. 그는 설치, 행위예술 등 다양한 형식을 시도해 현대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데 기여했다. 12월14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02)2188-6000
김종구 ‘쇳가루 산수화’展
조각가 김종구는 철을 재료로 삼되 주물을 뜨지 않고 통 쇠기둥을 대리석 조각하듯 깎아나가는 역발상의 작가였다. 그러다 영국 전시 때 작품을 도난당한 뒤 조각이 아닌 평면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허탈한 마음을 추스르던 중 통 쇠기둥을 깎아내고 남은 쇳조각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이것으로 전시장 바닥 대형 나무판에 산수화를 그리고 글씨를 썼다. 조각의 부산물로 평면 작품을 만들었다. 작가의 또 다른 역발상이다. 오는 31일까지,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 (02)3217-6484
영화
군도:민란의 시대
조선 철종시대를 배경으로 탐관오리에 맞서 봉기한 의적들의 대결을 경쾌한 대작 액션활극으로 빚어냈다. 수많은 인물이 등장하지만 산만하지 않고 백정 출신 하정우와 양반댁 서자 출신 무관 강동원의 불꽃 튀는 싸움이 볼 만하다. 조진웅, 마동석, 윤지혜, 이경영 등 출연진이 화려하다. 지난 23일 개봉 첫날 55만1290명(매출 점유율 74.7%)이 몰려 국내에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윤종빈 감독.
정석범/유재혁/송태형/이승우 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