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장후보 5명 압축… 총추위-이사회 선택이 좌우
‘국립대학법인 서울대’ 초대총장 선출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총추위와 이사회의 선택이다. 그간 직선제 방식 총장 선거에선 전체 교직원이 참여하는 직접투표가 향방을 갈랐다. 그러나 서울대 역사상 첫 간선제로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후보평가에서 1순위에 올라도 총장직을 보장받을 수 없다. 총추위와 이사회가 행사하는 영향력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 차기 총장은 누구? '장외 PR' 효과 봤나
서울대는 3일 비공개로 진행된 총추위 소견 발표를 통해 △강태진 전 공과대학장 △김명환 전 자연과학대학장 △성낙인 전 법과대학장 △오세정 전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조동성 전 경영대학장 등 5명을 후보자로 선정했다.
김도연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도 예선 탈락한 가운데 장외 PR까지 나선 오세정 전 원장, 조동성 전 학장은 본선에 진출했다. 오 전 원장은 지난달 초 네이버의 문화과학 강연프로젝트 ‘열린연단’에, 안중근의사기념관장을 맡고 있는 조 전 학장은 안중근 의사 순국일인 3월26일 공중파 뉴스 대담 프로그램에 각각 출연해 대중의 눈도장을 받았다.
같은 단과대 교수들이 ‘겹치기 지원’을 하면서 전개된 치열한 내부경쟁은 일단락됐다. 무려 4명의 교수가 출사표를 던진 공대는 강 전 학장이 살아남았다. 성 전 학장과 조 전 학장은 각각 2명씩 후보를 낸 법대와 경영대에서 후보군에 홀로 포함됐다. 자연대는 오 전 원장과 김 전 학장이 함께 컷오프를 통과했지만 오히려 본선에선 표가 갈릴 우려도 있다는 평도 나온다.
오 전 원장과 성 전 학장은 지난 2010년 총장선거에서 오연천 현 총장과 함께 후보 3인에 포함됐다. 4년 만의 총장선거에서도 본선 진출에 성공, 총장직에 재도전했다. 특히 성 전 학장은 총추위 소견발표에서 최고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 '1순위=선출' 장담 못한다… 정책 승부수
누가 차기 총장으로 낙점 받을진 안갯속이다. 후보 평가에서 최고점을 받아 1순위에 올라도 총장이 된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기존 직선제 방식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전체 교직원 직접투표로 1·2순위 후보자를 선출해 교육부에 올리는 그간의 국립대 총장직선제 방식에선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1순위 후보자가 총장이 되곤 했다. 반면 간선제에선 누가 총장이 될지 점치기가 어려워졌다. 총추위 변수에다 이사회 의중도 중요하기 때문.
예비 후보자 5명은 교직원 244명이 참여하는 정책평가(40%)와 30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총추위 평가(60%) 점수를 합산해 최종 3명을 선정하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정책평가단은 후보에게 최저 13.33점(하)에서 최고 40점(상)까지, 총추위는 최저 30점에서 최고 60점까지 부여할 수 있어 총추위 비중이 큰 편이다.
이 과정을 거쳐 이사회에 3명이 추천되면 마지막 1명을 가려내는 총장 선임은 전적으로 이사회의 권한이다. 간선제 방식을 택하고 있는 주요 사립대의 전례를 살펴보면 이사회가 1순위 후보자를 총장으로 선임하지 않는 경우도 꽤 있다.
황인규 서울대 총추위 위원장은 “이사회에 최종후보 3명을 추천할 때 순위는 공개하지 않는다” 면서도 “다만 후보들에 대한 보고서를 이사회에 제출하는데, 보고서를 보면 어느정도 순위를 유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하지만 직선제와 달리 1순위가 꼭 총장이 된다고 볼 수는 없다. 총장 후보가 제시한 정책 등 이사회가 중시하는 기준에 따라 최종 선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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