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이례적으로 운하의 도시로 유명한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대대적인 제품 전시회 및 설명회를 개최했다.

LG전자는 전통적으로 매년 참가하는 세계가전전시회(IFA·독일 베를린)나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미국 라스베이거스) 등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독자 행사인 'LG이노페스트 2014'를 18, 19일(현지시간) 베네치아에서 가졌다.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침체를 거듭하던 유럽 경제가 금년들어 회복세를 보이는 흐름에 맞춰 유럽 지역 21개국의 주요 바이어와 취재기자 등 450여 명을 초청해 LG전자의 강점인 세탁기와 냉장고 같은 '백색가전' 신제품과 프리미엄 TV를 설명하고 이를 기반으로 유럽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다.

LG전자는 이를 위해 유럽 바이어들에게 소비자가 봤을 때 어느 각도에서든 자연스러운 느낌이 들도록 설계된 세계 최초의 77인치 곡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와 LG전자만의 독특한 후면 압축기 기술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 냉장고, `터보 워시' 기술을 통해 세탁시간을 기존 2시간에서 1시간 이내로 줄이면서 에너지와 물소비량을 대폭 줄인 세탁기 등을 집중적으로 선보였다.

이번 행사는 베네치아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산조르조 마조레 성당 인근에 있는 16세기 말에 완성된 '세나콜로 팔라디아노 룸'을 중심으로 펼쳐졌다.

이곳은 베네치아 젊은이들이 결혼식을 올리기를 희망하는 장소로, 나폴레옹이 1797년 베네치아 공국을 점령한 뒤 벽화를 약탈해 가기도 한 유서깊은 곳이다.

LG전자 나영배 유럽지역 대표는 "이번 'LG이노페스트 2014' 행사를 베네치아에서 열게 된 것은 유럽에서도 베네치아가 예술과 건축에서 혁신과 디자인의 도시로 알려졌고 이것이 이노베이션을 강조하는 LG전자 제품의 개념과도 잘 들어맞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 대표는 이어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유럽시장의 소비자들은 제품을 선택할 때 에너지 효율과 디자인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이번 행사를 계기로 '초고화질'과 '고효율'을 특징으로 한 LG전자 제품으로 프리미엄 유럽 가전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LG전자 유럽시장 백색가전 담당은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의 화면에 익숙해진 점을 감안해 세탁기에도 스마트폰과 비슷한 블랙 터치 디스플레이를 장착하고, 동작 상태에 따라 변하는 백색 LED 조명 등을 더해 디자인의 심미성과 편의성을 높였다"며 "이런 혁신을 바탕으로 LG전자의 백색가전이 유럽 시장을 파고들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은 일렉트로룩스·밀레·보쉬·다이슨 등 현지 가전 브랜드가 많고, 환경 규제 및 에너지 규격 등이 엄격해 그동안 LG전자 등 한국 가전제품이 침투하기 어려운 시장이었다.

LG전자 HA사업본부장 조성진 사장이 이번 행사에 직접 참석한 것도 유럽시장 공략에 대한 LG전자의 의지를 보여준다.

조 사장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유럽시장에서 세탁기, 냉장고는 물론 청소기 사업 역량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핸디형과 스틱형 양쪽 중에서 골라 사용할 수 있는 무선 투인원(2 in 1) 청소기를 직접 선보였다.

올해 유럽과 한국 시장에 선보일 이 청소기는 무게 2.7㎏의 슬림한 디자인이어서 여성 소비자가 사용하기 편리하고 필요할 때 내장된 핸디 청소기를 꺼내 사용할 수 있어 틈새 청소에도 요긴하다고 LG전자는 설명했다.

(제네바연합뉴스) 류현성 특파원 rhe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