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라고스의 중심 빅토리아아일랜드. 서울 여의도처럼 글로벌 기업들과 은행, 관공서, 호텔 등이 밀집해 있다. 땅값도 서울을 뺨친다. 좁은 섬에 밀도가 높다 보니 교통정체가 장난이 아니다. 출근 때인 오전 9시에 차를 탔다가 5㎞ 정도 가는데, 두 시간 넘게 걸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글로벌 기업들로선 현지인 직원의 출퇴근이 큰 골칫거리다. 현지 직원들은 주거비가 비싸 대부분 ‘메인랜드’라고 불리는 인근 페키 반도에 산다. 하지만 통근하려면 17㎞ 길이의 랜드브리지를 건너야 하는데 출퇴근 땐 통상 두세 시간이 걸린다. 돈도 문제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이 없어, 미니버스를 타야 하는데 한 달에 교통비만 200~300달러가 든다고 한다. 외국인 회사에 다니는 직원을 기준으로 월급의 20~30%를 차지한다.

케냐 앙골라 에티오피아 등도 마찬가지다. 도로보다 차가 급격히 늘고 있는 데다, 신호체계가 엉망이어서다. 도로엔 좌회전 신호가 없고, 유턴해야 한다. 횡단보도, 육교도 거의 없어 도로에 사람들이 수시로 뛰어든다. 많은 사람이 다쳐도 개선이 없다.

앙골라 수도 루안다에서 남쪽으로 250㎞가량 떨어진 지방도시 숨베로 가려고 2차선 국도를 탔는데, 갑자기 폭이 줄어든 다리가 나온다. 양쪽에서 동시에 차가 지나갈 수 없어, 자칫하면 떨어진다.

매달 수건씩 사고가 나도 보강공사는 없다. 이는 아프리카인들은 죽으면 현세보다 좋은 곳에 간다고 믿어서다. 부자들은 장례식 때 불꽃놀이를 하며 잔치를 벌인다.

조학희 < 무역협회 전략시장연구실장 >

공동기획 한국무역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