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대구 시민과 상의"…安측도 '러브콜'
민주, 486 전진배치로 '安風' 차단 시도할 듯

지난해 6월말 미국 유학길에 올랐던 김부겸 전 의원이 오는 20일께 귀국을 앞둔 가운데 민주당 안팎에서 김 전 의원의 6월 지방선거 대구시장 차출론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486(1960년대 태어나 1980년대에 대학을 다닌 현재 40대 인사들)세대'의 맏형격인 김 전 의원의 대구시장 출마요구는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차세대 리더군을 전진 배치, 바람몰이에 나섬으로써 '안철수 바람'을 잠재우겠다는 민주당의 선거 전략과도 맞물려 있어 주목된다.

당 핵심 인사는 1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여러모로 적임자인 만큼 김 전 의원이 귀국하면 의사를 타진해볼 생각"이라며 "주요 거점별로 변화와 개혁을 상징하는 인물론으로 승부를 건다면 낮은 당 지지율을 만회하면서 아직 실체가 없는 '안철수 신당'의 새정치 바람을 누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선을 노리는 송영길 인천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그리고 야권의 불모지인 영남으로 이어지는 '486벨트'를 구축해 침체된 당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선거운동에 시너지 효과를 기하자는 것이다.

'낙동강 전선'에서는 대구의 김 전 의원과 함께 김영춘 전 의원,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 등이 각각 부산시장, 경남지사 후보로 거론된다.

수도권인 경기 군포에서 3선을 지낸 김 전 의원은 2012년 19대 총선 때 지역주의 타파를 내걸고 대구 수성갑에 출마했다가 지역주의의 벽을 넘지 못하고 낙선했다.

하지만 그는 당시 40.4%의 득표력을 과시하며 '아름답고 의미있는 패배'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캠프의 공동선대본부장이었던 그는 작년 5월 전당대회에서 당권도전이 유력시됐으나 대선 패배 책임론을 들어 스스로 불출마했다.

김 전 의원은 최근 일부 지인과의 통화에서 대구시장 출마 문제에 대해 "귀국하면 대구 시민들과 상의한 뒤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주변에서는 자칫 또다시 단순히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는 현실적 우려도 적지 않다고 한다.

특히 김 전 의원은 무소속 안철수 의원측에서도 탐내는 인사로 내심 영입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져 민주당과 안 의원측간 '러브콜' 경쟁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안 의원측 새정치추진위원회 윤여준 의장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영입할 수 있다면 최상의 후보"라고 호감을 표했다.

김 전 의원과 함께 개혁성향의 소장파 전직 의원 모임인 '6인회' 멤버로, 서울에서 재선까지 지낸 뒤 19대 총선 때 부산으로 낙향, 출마했던 김영춘 전 의원도 오는 14일 부산 상공회의소에서 출판기념회를 갖고 부산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 출신인 김경수 본부장도 지역사회에서 권유를 받고 출마 쪽으로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486 리더그룹의 원조 격인 송영길 인천시장, 친노(친노무현) 핵심으로 차기 대선도전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던 안 충남지사는 현재 당내 뚜렷한 경쟁자가 없어 공천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강건택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