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2월25일 오후 1시25분

국내 회사채 투자자들이 우울한 연말을 맞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 상승에도 불구하고 회사채 가격이 기준가격 대비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국내 경기회복 관련 자신감이 충분하지 못한 상황에서 연말 고질적인 수요 부진까지 겹친 탓이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번 주 장외 채권시장에서 대량 거래된 일반회사채 가격은 대부분 거래기준가격(민평가격)을 다소 밑돌았다. 민평 가격은 신용평가사들이 채권시장의 여러 상황을 종합해 매일 고시하는 기준 가격이다.

금리 움직임(가격과 반대로 움직임)으로 보면 우량 회사채로 분류되는 현대중공업, SK네트웍스, GS, 삼성테크윈, 롯데쇼핑, 롯데물산, SK텔레콤, SK종합화학 등은 민평금리보다 0.02~0.12%포인트 높은 금리에 400억원 이상씩 거래됐다. 민평금리로 팔 때보다 100억원당 대략 500만~3000만원씩(이하 3년물 기준) 손해를 본 셈이다.

국고채 가격이 최근 들어 거의 변동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회사채 수요 부진이 유독 심한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발행시장도 역시 동면에 들어갔다. 지난주까지 2주 연속 일반 기업 발행이 없었다. 한 보험사 회사채 운용역은 “대다수 금융회사가 장부를 마감한 연말이어서 우량 회사채일지라도 ‘사자’ 주문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회사채의 절대 금리 수준도 올 4월 저점 대비 0.5%포인트나 뛰어올라 투자자들이 여느 때보다 우울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