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 아파트 '희비'…잘나가던 조합원 물량 안팔리고 일반분양은 인기
입지여건이 좋고 편의시설이 풍부해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서울 시내 재건축·재개발 아파트의 올해 분양 성적 희비가 엇갈렸다. 일반분양 가격이 주변 시세와 조합원 매물보다 저렴한 단지들은 순위 내 마감에 성공한 반면 그렇지 않은 곳은 청약률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9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12곳 중 순위 내 마감에 성공한 단지는 △용두 롯데캐슬 리치(용두4구역)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현석2구역) △래미안 잠원(잠원 대림) △래미안 영등포 프레비뉴(신길11구역) △래미안 대치 청실(대치 청실) 등 5곳으로 집계됐다.

지난 10월 1.49 대 1의 청약경쟁률로 순위 내 마감에 성공한 래미안 영등포 프레비뉴 전용 84㎡ 기준층 분양가는 5억3000만원으로 같은 크기의 인근 당산4차 래미안 아파트 시세(6억1500만원, 국민은행)보다 저렴했다. 조합원 분양가(5억2000만원 선)와 비교해도 차이가 크지 않다.

일반적으로 조합원 매물은 인기가 많은 고층과 남향이 많다는 장점 때문에 과거 부동산 호황기에 인기가 좋았다. 하지만 실수요자들이 구입하기엔 초기 부담이 만만치 않다. 특히 조합원 물량을 살 경우 신축 주택이 아니라 기존 주택의 소유권이 연장되는 것이어서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도 받을 수 없다. 사업 성패에 따라 발생하는 추가분담금도 부담이다.

중개업계도 조합원 매물 구매에 신중을 기하라고 조언한다. 뉴타운 등 재개발 구역이 많은 신길동의 M공인 대표는 “기존 건축물 철거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해 사업이 조금만 지연돼도 고스란히 조합 부담으로 돌아오게 된다”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