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주춤했던 '주상복합 업그레이드' 재등장
부동산시장 침체와 높은 분양가, 활용 공간의 비효율성 등으로 한동안 외면받았던 주상복합 아파트가 대대적인 혁신을 통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분양가를 낮추고 다양한 집안 구성(설계), 아파트와 상가건물의 분리, 채광·환기 문제 해소 등 이른바 ‘주상복합 징크스’ 해소에 적극 나서고 있어 수요자들의 반응도 한결 좋아졌다. 전문가들은 “도심 주거시설이어서 교통·생활편의시설 등은 양호하지만 상대적으로 쾌적성이 떨어질 수는 점 등을 잘 고려해서 계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공급과잉 등으로 외면받았던 주상복합 아파트가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공급된 주상복합은 과거의 단점을 크게 줄였다는 평가다.

지난 6월 평균 32 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인 ‘알파돔시티 판교알파리움’은 평균 시세보다 200만~500만원가량 저렴한 3.3㎡당 1800만~1900만원대 분양가로 관심을 모았다. ‘덕수궁 롯데캐슬’(3.3㎡당 1700만원대) ‘송파 와이즈 더샵’(3.3㎡당 1715만원)도 낮은 분양가로 인기를 끌었다.

대부분 주상복합단지가 주거시설과 상가를 분리해 아파트 입주민의 이동이 수월하고 번잡하지 않도록 배려했다. 기존 주상복합건물은 상당수가 고층은 아파트, 저층은 상가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요즘 주상복합은 아파트와 상가를 각각 다른 건물로 설계했다. 일부 상가는 단지 주변의 도로에 맞춰서 ‘스트리트형’으로 배치하는 곳이 늘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주거와 상가를 분리하면 과거처럼 타워형 일색에서 벗어나 네모 반듯한 판상형으로도 지을 수 있다”며 “판상형으로 지으면 전용률이 높아지고 환기가 잘돼 기존 주상복합의 단점이 크게 개선된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인기에 힘입어 하반기에도 공급이 쏟아진다. 위례신도시에서는 이달 현대산업개발이 ‘위례2차 아이파크’, 현대건설이 ‘위례 송파 힐스테이트’를 분양한다. 삼성물산은 천호동에서 ‘래미안 강동팰리스’를 분양하고, 대우건설은 문정동의 ‘송파 파크하비오 푸르지오’를 내놨다.

일각에서는 공급과잉 우려도 나온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공급이 몰린 위례신도시 등은 전매제한이 풀리는 1년 뒤나 입주시기 즈음에 가격이 빠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