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수능란 협상의 달인 되려면 상대방 태도보다 목표에 집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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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 감정에 맞대응 하기보다
원하는것 얻기 위해 '쿨'해 져야
상대방 감정에 맞대응 하기보다
원하는것 얻기 위해 '쿨'해 져야
한 달 동안의 해외출장. 어려운 업무를 맡아 가까스로 처리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음식도 입에 맞지 않고, 지리도 익숙하지 않아 여러 가지로 불편했지만, 이제 편안한 집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에 들뜬 기분으로 공항으로 달려간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갑작스러운 기상악화로 비행기가 연착된다. 벌써 세 시간이나 기다렸지만, 언제 출발하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항공사 직원들이 수많은 고객들의 항의에 힘겹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며 차례를 기다린다. 앞 손님들 언성이 높아져만 간다. 한참을 기다려 항공사 직원과 마주한다. 상황을 설명해 달라고 하자, 잠시만 기다리라는 말이 돌아온다.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묻자, 상황을 확인하고 방송으로 알려주겠다고 한다. 제대로 설명도 안 해주는 직원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위의 상황에 처한 사람들은 항공사 직원들에게 어떤 반응을 보일까. 짜증 나는 상황이지만, 처음에는 감정을 잘 다스리면서 예의를 갖춰 낮은 목소리로 상황을 물을 것이다. 하지만 항공사 직원의 답변은 예의를 갖춘 당신에게만 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짜증 섞인 목소리처럼 들린다. 그러면 참지 못하고 소리를 높이고, 당장 대책을 강구해 달라고 강하게 요구할 것이다. 그렇게 하면 어떤 결과가 생길까.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방식이 효과적일까.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라는 베스트셀러로 유명한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와튼스쿨 교수는 이런 상황일수록 ‘자신의 목표에 집중’해야만 한다고 조언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상황에서 실패하는 이유가 목표에 집중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위의 상황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 즉 목표가 무엇인지를 잊고 항공사 직원들의 무례한 태도에 반응을 보여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것을 얻지 못하고 만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목표에 집중한다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
미국으로 유학 간 한 남미 여학생이 운전중에 정지신호를 위반했다. 정지신호 위반은 위험도가 높아서 약 400달러의 벌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교통경찰이 다가왔다. 백인경찰이었다.
그런데 그 교통경찰이 다가와서는 전혀 상식 밖의 이야기를 꺼냈다. “나는 남미 출신 사람들이 싫다. 그들은 다 불법이주자들이다. 불법으로 미국에 와서는 사람들의 일자리를 뺏고 있다. 너도 남미에서 왔지? 미국에서 꺼져라.” 이런 식의 모욕적인 언사를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모욕적인 언사를 들으면 즉시 감정적으로 따지고 덤비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하지만 학생은 그 순간 다이아몬드 교수의 협상수업 시간에 들은 교훈을 생각해냈다. 바로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지’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내 자신의 목표가 딱지를 떼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라고 결론 내렸다. 그러자 만일 자신이 지금 교통경찰에게 같이 따지기 시작한다면 분명히 딱지를 떼게 될 것임을 알게 됐다.
그래서 교통경찰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맞아요, 경찰관님.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해요. 그게 어떤 생각이든 그 입장에 서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많이 힘드시죠? 일자리가 이렇게 줄어드는데 일자리는 매우 중요합니다. 네, 맞아요. 저도 불법체류자에 대한 말씀은 충분히 공감해요. 하지만 저는 여기 합법적으로 왔어요. 유학생 신분이거든요. 그러니까 부탁인데 한 번만 봐주시면 안 될까요? 그래야 유학비용으로 빌린 은행 대출금을 갚을 수 있거든요.” 그랬더니 반응이 놀라웠다. 그 경찰은 말했다. “그럽시다.”
협상이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상대방의 태도에 대해 말한다. 하지만 다이아몬드 교수의 이야기는 이들에게도 좋은 교훈이 될 것이다. 상대방이 어떤지를 따지기 전에,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다시 공항에서 연착된 상황으로 돌아가 보자. 먼저 이 상황에서 원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이다. 빨리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가장 빨리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항공사 직원들이다. 그러니 직원들에게 항의를 할 것이 아니라, 먼저 고마움을 표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말이다. “괜찮아요. 이건 당신들 잘못이 아니에요. 오히려 갑작스러운 기상악화로 근무시간이 늘어 힘드시겠네요! 혹시 빨리 돌아갈 방법이 생기면 저에게 즉시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기대했던 것보다 놀라운 결과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계평 <세계경영연구원(IGM) 교수>
항공사 직원들이 수많은 고객들의 항의에 힘겹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며 차례를 기다린다. 앞 손님들 언성이 높아져만 간다. 한참을 기다려 항공사 직원과 마주한다. 상황을 설명해 달라고 하자, 잠시만 기다리라는 말이 돌아온다.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묻자, 상황을 확인하고 방송으로 알려주겠다고 한다. 제대로 설명도 안 해주는 직원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위의 상황에 처한 사람들은 항공사 직원들에게 어떤 반응을 보일까. 짜증 나는 상황이지만, 처음에는 감정을 잘 다스리면서 예의를 갖춰 낮은 목소리로 상황을 물을 것이다. 하지만 항공사 직원의 답변은 예의를 갖춘 당신에게만 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짜증 섞인 목소리처럼 들린다. 그러면 참지 못하고 소리를 높이고, 당장 대책을 강구해 달라고 강하게 요구할 것이다. 그렇게 하면 어떤 결과가 생길까.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방식이 효과적일까.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라는 베스트셀러로 유명한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와튼스쿨 교수는 이런 상황일수록 ‘자신의 목표에 집중’해야만 한다고 조언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상황에서 실패하는 이유가 목표에 집중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위의 상황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 즉 목표가 무엇인지를 잊고 항공사 직원들의 무례한 태도에 반응을 보여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것을 얻지 못하고 만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목표에 집중한다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
미국으로 유학 간 한 남미 여학생이 운전중에 정지신호를 위반했다. 정지신호 위반은 위험도가 높아서 약 400달러의 벌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교통경찰이 다가왔다. 백인경찰이었다.
그런데 그 교통경찰이 다가와서는 전혀 상식 밖의 이야기를 꺼냈다. “나는 남미 출신 사람들이 싫다. 그들은 다 불법이주자들이다. 불법으로 미국에 와서는 사람들의 일자리를 뺏고 있다. 너도 남미에서 왔지? 미국에서 꺼져라.” 이런 식의 모욕적인 언사를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모욕적인 언사를 들으면 즉시 감정적으로 따지고 덤비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하지만 학생은 그 순간 다이아몬드 교수의 협상수업 시간에 들은 교훈을 생각해냈다. 바로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지’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내 자신의 목표가 딱지를 떼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라고 결론 내렸다. 그러자 만일 자신이 지금 교통경찰에게 같이 따지기 시작한다면 분명히 딱지를 떼게 될 것임을 알게 됐다.
그래서 교통경찰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맞아요, 경찰관님.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해요. 그게 어떤 생각이든 그 입장에 서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많이 힘드시죠? 일자리가 이렇게 줄어드는데 일자리는 매우 중요합니다. 네, 맞아요. 저도 불법체류자에 대한 말씀은 충분히 공감해요. 하지만 저는 여기 합법적으로 왔어요. 유학생 신분이거든요. 그러니까 부탁인데 한 번만 봐주시면 안 될까요? 그래야 유학비용으로 빌린 은행 대출금을 갚을 수 있거든요.” 그랬더니 반응이 놀라웠다. 그 경찰은 말했다. “그럽시다.”
협상이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상대방의 태도에 대해 말한다. 하지만 다이아몬드 교수의 이야기는 이들에게도 좋은 교훈이 될 것이다. 상대방이 어떤지를 따지기 전에,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다시 공항에서 연착된 상황으로 돌아가 보자. 먼저 이 상황에서 원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이다. 빨리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가장 빨리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항공사 직원들이다. 그러니 직원들에게 항의를 할 것이 아니라, 먼저 고마움을 표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말이다. “괜찮아요. 이건 당신들 잘못이 아니에요. 오히려 갑작스러운 기상악화로 근무시간이 늘어 힘드시겠네요! 혹시 빨리 돌아갈 방법이 생기면 저에게 즉시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기대했던 것보다 놀라운 결과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계평 <세계경영연구원(IGM)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