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더 CJ컵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회의 비비고 부스 앞에 갤러리들이 줄을 서 있다.  CJ제일제당 제공
2022년 더 CJ컵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회의 비비고 부스 앞에 갤러리들이 줄을 서 있다. CJ제일제당 제공
“‘더 CJ컵’에서 맛본 한식은 최고였다.” 남자 골프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2022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회에서 비비고 키친을 방문한 뒤 이렇게 말했다. 당시 대회에선 만두, 치킨 등 약 7000인분의 비비고 메뉴가 팔렸다.

PGA투어는 세계 200여 개국에 방영된다. 그만큼 글로벌 마케팅 효과가 크다. 더 CJ컵이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에 비비고와 K푸드를 각인하는 데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CJ그룹은 올해도 PGA투어 ‘더 CJ컵 바이런 넬슨’에서 K푸드 알리기에 나선다. 올해 미국, 일본, 유럽을 넘어 신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 글로벌 영토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200여 개국에 ‘비비고’ 각인

"필드서 만두 파티"…CJ컵은 K푸드 경연장
CJ는 2017년부터 더 CJ컵을 열고 있다. 2020년 제주에서 미국으로 개최지를 이전했고, 올해부터 댈러스에서 1944년부터 개최된 바이런 넬슨 대회와 통합했다. 지난해 9월 CJ는 10년간 바이런 넬슨 대회의 타이틀 스폰서를 맡는 계약을 맺었다.

올해 더 CJ컵 바이런 넬슨 골프 대회는 5월 2일부터 텍사스주 TPC 크레이그 랜치에서 개막한다. 총상금 950만달러(약 131억원)에 우승상금만 171만달러(약 23억원)다. CJ는 이 대회를 세계에 K푸드를 알리는 전초기지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더 CJ컵의 메인 스폰서는 비비고다. CJ가 비비고를 메인 스폰서십으로 내세운 데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이 회장은 비비고라는 브랜드 이름을 직접 작명했을 만큼 한식 세계화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평소 “전 세계인이 적어도 1주일에 1회 이상 한식을 먹게 할 것”이라고 강조할 정도다.

더 CJ컵에선 셰프들이 만두, 치킨, 김스낵 등 비비고 제품을 활용한 다양한 메뉴를 선보인다. 올해는 만두강정을 새로 내놓는다. 비비고 만두를 매콤달콤한 닭강정 소스로 버무린 메뉴다. 17번홀에서 처음으로 홀인원을 한 선수에게는 K푸드 파티를 열어주는 행사도 준비했다.

글로벌 영토 확장 속도

CJ제일제당이 지난해 비비고를 앞세워 해외에서 올린 가공식품 매출은 약 5조3861억원에 이른다. 미국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미국 식품 매출은 2018년 3649억원에서 지난해 4조3807억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K컬처 확산과 함께 만두, 냉동치킨, 햇반 등 한식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덕이다.

CJ제일제당은 다양한 비비고 제품을 ‘넥스트 만두’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K스트리트 푸드’(떡볶이·핫도그·김밥·김말이·붕어빵·호떡)를 출시하는 등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있다.

기존 미국, 일본 외에 신시장 개척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태국과 호주에 법인을 설립하고 사업을 본격화했다. 호주에서는 현지 최대 대형마트 체인인 울워스의 전체 1000여 개 매장에서 비비고 만두를 판매 중이다. 프랑스 현지법인 설립도 추진한다. 파리올림픽을 계기로 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올해 1월엔 말레이시아에서 할랄 인증을 받은 비비고 만두를 선보이기도 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