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의 승리 "섹시 코드 녹여냈더니 음원사이트 난리났어요"
그룹 빅뱅의 막내 승리(사진)가 데뷔 7주년을 맞은 지난 19일 자신의 두 번째 솔로앨범 ‘렛츠 톡 어바웃 러브’를 발매했다. 타이틀곡 ‘할 말 있어요’는 바로 국내 음원 사이트를 석권했고 8개 국가 아이튠즈 차트에서도 1위에 올랐다.

요즘 일본 3개 방송사 예능프로그램에서 엔터테이너로 재능을 발휘하고 있는 승리가 아티스트로서 진면목을 드러낸 것. 승리는 “스물네 살이 되면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졌다”고 앨범 출시 소감을 말했다. 26일 서울 홍익대 근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미래를 생각한다면 이제는 솔로 아티스트로서 나만의 캐릭터를 구축해야 할 때예요. 비나 세븐, 빅뱅의 다른 멤버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남자로서 어필할 수 있는 섹시한 이미지를 담은 뮤직비디오를 냈어요. 팬들의 관심을 끌려면 더 자극적이어야 하잖아요. 제 입으로 ‘섹시하다’고 말하는 것은 창피하지만 열심히 일한 남자의 관점에서 본다면 섹시해 보일 겁니다.”

‘할 말 있어요’ 뮤직비디오는 말쑥하게 차려입어 남성적인 매력을 풍기는 승리가 한 여인의 주변을 맴돌면서 특유의 미성으로 수줍게 고백하듯 노래한다. ‘나 오늘 그대에게/할 말이 너무나 많아요/⋯/나 지금 할말이 있어요⋯’ 이 노래를 포함해 앨범에 실린 6곡은 모두 승리가 작사 작곡을 했다.

“음악적으로 도움을 주는 지드래곤 형은 월드투어에 나섰어요. 다른 사람도 모두 바빠서 하는 수 없이 제가 했어요. 멤버들과 활동하며 배운 것들을 녹여냈죠. 나한테 이런 재능이 있었구나 알게 된 게 수확이에요. 작사는 내 얘기를 하자고 마음먹는 순간부터 잘 나오더라고요.”

지난해 6개월간의 연애 경험을 녹여낸 ‘지지베’가 대표적이다. 마음에 들어 사귀던 여자에게 사실 다른 남자친구가 있었다고 한다.

“남자에게도 직감이란 게 있잖아요. 전화를 하는데 목소리 톤을 들으니까 내게 흥미를 잃었다는 게 느껴지더군요. 그런데 내가 먼저 자신을 차주기를 바라는 말을 유도하는 거예요. 나쁜 여자가 되기 싫다는 거겠죠. 여우 같은 여자였죠. 결국 먼저 헤어지자는 말을 꺼냈어요. 세상에는 속고 사는 남자가 많아요. 다양한 경험을 원하는 여자도 많고요. 진짜 열받았죠. 화난 것처럼 코드를 잡기로 하고 반주자에게 피아노로 쾅쾅 때려달라고 했어요.”

‘왜 내가 널 좋아한지/ 나도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지/ 왜 날 두고 다른 사람 찾아/⋯/지지 베베 지지베⋯’ (‘지지베’ 중에서)

“작곡할 때는 내가 잘할 수 있는 멜로디, 자다가 눈 떠도 자유자재로 부를 수 있는 멜로디를 선택했어요. 너무 고급스럽지도 가볍지도 않은 승리 특유의 멜로디를 찾으려 했고요.”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사장이 앨범 발매 시기를 자신에게 물어보는 순간 뿌듯했다고 한다. 양 사장은 자신의 뜻대로 결정하고 따라오라는 식이었기 때문. 특히 자기 마음에 들 때만 이름을 물어보는 스타일이라고. 승리는 연습생 시절 6개월간 양 사장이 “야 빨간색” 하고 자신을 불렀다고 한다.

“양 사장님이 저를 아티스트로 생각해주고 상의하니까 기쁘기가 이를 데 없었어요. 저는 뜻대로 하시라고 했어요. 하하하.”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